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새정치연합 양측의 신당 창당 합의라는 예상 못한 변수가 6·4 부산시장 선거 판도를 세차게 흔들고 있다. 야권의 주요 후보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거취가 이번 신당 창당 합의에 커다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야 대결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안 의원과 오 전 장관은 3일 서울의 모처에서 안 의원 측의 요청으로 따로 만나기로 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안 의원과 오 전 장관이 신당 창당 합의 하루만에 전격 회동키로 하면서 그 결과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안 의원이 오 전 장관에게 제3지대 신당 창당 합의 배경을 설명하고, 오 전 장관에게 신당의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전 장관은 그동안 안 의원 측의 기존 새정치연합 입당 제의를 "범야권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시민후보로 나가겠다"며 완곡히 거절해왔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는 입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오 전 장관은 안 의원이 "선거 연대를 않겠다"고 하자 안철수 신당행을 주저해 왔으나, 신당 창당으로 그런 걸림돌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오 전 장관의 한 측근도 "신당 창당으로 통 큰 연대 골격이 갖춰졌다"며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오 전 장관의 입당이 이 자리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오 전 장관은 이날 거취 문제와 관련, "오직 부산 발전을 위해 부산시민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다만, 오 전 장관이 신당에 합류하더라도 기존 민주당의 예비후보인 김영춘 전 의원,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과 어떻게 후보를 단일화하느냐는 문제는 남아 있다.

그렇다면 신당 창당이 부산시장 선거 지지율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오 전 장관 측은 '플러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줄곧 강조해 온 통 큰 연대의 틀이 갖춰진 데다, 안 의원의 새 정치 이미지가 더해졌다는 것이 이유다. 민주당 김 전 의원 측도 이날 성명을 통해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기대를 표시했다.

반면 서병수, 박민식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 등 새누리당 후보들은 일제히 정반대의 전망을 내놨다. 안 의원 지지자들 가운데 민주당과의 통합에 반발해 이탈하는 세력이 적잖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와 경선하면 결국 옛 민주당 후보라는 인식이 퍼져 지지율이 빠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부산 여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갑작스러운 통합이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당 후보에 맞설 인물로 누가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서병수 박민식 권철현 3명의 후보 사이에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이들 후보는 야권 '대표 선수'가 나서는 만큼 본선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각자 자신의 경쟁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