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창당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야권 분열땐 6·4선거 필패 우려
- '기득권 내려놓기' 새정치 명분
- 2017년 정권교체·정부견제 포석

- 계파 이해 조정·양측 지분 변수
- 지지율 시너지 효과는 미지수

민주당과 창당준비 중인 새정치연합이 2일 '제3지대 신당 창당'에 전격 합의하면서 '야권의 재구성'이 본격화하고 있다. 가깝게는 6월 지방선거, 멀게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양 세력의 절박감이 '기득권 포기'라는 보기좋은 포장지로 포장돼 나왔다는 평가다.

■지방선거 위기감에 '기득권 포기'

이날 신당 창당 선언에는 3자 구도로 6월 지방선거에 임할 경우 야권의 분열로 필패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가 강하게 작용했다. 여기에 당장의 선거 뿐 아니라 낮은 정당 지지율과 오는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이룰 전환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민주당의 고민이었다. 정부여당의 독단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적지 않음에도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10%대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면서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연대는 없다"며 독자노선을 고수해온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의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으로서도 지방선거 패배 시 야권 분열의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와 독자 신당 창당과정에서 직면한 현실의 벽이 압박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물 영입에 뚜렷한 진척이 없고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 창당을 위한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창당과 동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결단을 통해 새 정치(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안 위원장은 이를 명분삼아 한 배를 타기로 결단한 것.

통합신당의 목표는 6·4지방선거를 넘어 2017년 정권교체를 향하고 있다. 무기력하고 분열된 야당에서 강력해진 통합야당으로 재탄생해 박근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시너지는 '글쎄'

양측의 절박감이 맞물리면서 합당 선언을 끌어내긴 했지만 앞으로 갈 길은 험난하다. 민주당은 합당 과정에서 상당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처지이고 그 과정에서 각 계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

새정치연합 역시 창당 명분인 새 정치를 살려가면서 그동안 낡은 정치세력으로 비판해온 민주당과의 합당을 이뤄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게 됐다.

126석의 의석수를 보유한 민주당과 단 2석을 가진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지분을 균형있게 행사할지도 잠재적인 갈등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통합 방침을 밝히면서 양 세력의 지지율을 합칠 경우 새누리당과 해볼만한 싸움이 된다는 것을 여론조사 수치로 예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산술적인 통합의 효과가 현실에서도 발현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당장은 통합신당이 여야 일 대 일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야권 표의 분열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는 상황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 정치에 환호했던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통합에 실망해 무당층으로 남거나 새누리당 지지로 넘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