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6·4지방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때 현역 단체장에 대한 '컷오프'를 도입하지 않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부산에서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증폭되고 있는 부산 현역 구청장들이 대거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공직자추천관리위원회(공추위) 수석부위원장인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9일 본지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현역 단체장에 대한 컷오프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며 "컷오프 도입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경선에 자의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상향식 공천을 위해 신인에 대한 가산점이나 현역에 대한 감점 등도 일절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이 같은 결정은 '상향식 공천'이라는 형식에 얽매여 민심을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자당 소속 전국 기초단체장 교체지수 조사 결과 무소속 오규석 기장군수, 3선 연임 제한 배덕광 해운대·강인길 강서구청장을 제외한 부산 13명의 구청장의 평균 성적표는 전국에서 바닥권이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과 부산 의원들에 따르면 특히 중구와 동구 등 4개 구를 제외한 9개 구청장에 대한 교체지수는 높았다. 시당 관계자와 부산 의원들은 "9개 구청장에 대해서는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재신임해야 한다'는 여론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컷오프'를 도입하지 않고 이들을 모두 경선에 포함한다면 또다시 재선출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 경선을 하게 되면 4년 이상 현역 단체장으로 활동하고 있어 인지도에서 신인들에 비해 월등히 앞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선거인단 투표를 하더라도 사실상 선거조직을 구축해놓아 신인들이 이들의 벽을 뚫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역 정가 인사들은 "야권의 기초선거 공천폐지로 '새 정치 물결'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데, 새누리당은 '고인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발상"이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