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오른쪽), 안철수 통합신당 공동추진단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간첩증거 조작책임자 처벌하라"
- 박 대통령에 특검 임명 요구도

통합신당 공동추진단장인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은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와 관련, 의료공공성 강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자 처벌 및 특검 임명을 요구했다.

신당 창당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양 세력이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의료계의 집단휴진 사태와 관련,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박근혜 정부에 있다"고 비판한 뒤 "정부 여당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영리화와 원격의료 정책을 중단하고 여야정 및 의사협회를 포함한 의료단체, 전문가, 가입자단체가 포함된 '의료공공성 강화와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 "국정원이 민주주의와 사법질서를 뒤흔들며 민주주의 근본을 위협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계속 침묵하고 있고 검찰은 사건 관계자가 자살을 시도한 이후에야 진상규명 절차를 수사로 전환하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달라"며 "검찰 수사로 부족하다면 정부 스스로 중립적 특검을 임명,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특검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 "청와대 비서관이 기초의원 후보자들을 줄세우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사실로 인해 새누리당이 주장한 상향식 공천의 허구가 드러났다"며 새누리당에 기초선거 무공천 동참을 요구했다.

지난 7일 교착 상태에 빠졌던 창당 경로에 대한 합의 후 양측의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으면서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의 동반행보는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두 사람은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에 나란히 참석, '통합신당 세일즈'에 나선 데 이어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향후 현안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시사했다.

이날 회견에서도 민주당이 국정원 문제를 제쳐놓고 의료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이나 '간첩조작'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증거조작'으로 바꾸는 노력 모두 민생을 중시하는 새정치연합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