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혜경-박맹언 '대통합' 촉각

김석준 부산대 교수가 부산시교육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질주하면서 지지부진하던 보수 그룹 후보 단일화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 교수의 독주 체제로 각개약진하던 보수 후보들이 위기의식을 느껴 결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오는 15, 16일로 예정된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시행됐다는 점에서 9명의 후보가 난립한 이번 시교육감 선거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 보수 후보군이 박맹언 전 부경대 총장과 임혜경 현 교육감의 2강 체제로 굳어짐에 따라 나머지 보수 후보들은 후보자 등록 이전에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후보는 이번 여론조사를 기점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수 성향 후보들의 단일화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보수 후보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있다. '바른 교육감 만들기 시민모임'의 보수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후보 중 이번 여론조사에서 박 전 총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9.5%가 된다. 이들이 사퇴한다고 해서 지지율이 모두 흡수되는 것은 아니지만, 3자 대결에서 김 교수(23.7%)와 박 전 총장(16.6%)의 격차가 7.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또 김 교수(23.7%)와 임 교육감(15.4%)의 지지도 차이 역시 8.3%포인트여서 보수 후보 단일화에 따라 선거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

박 전 총장과 임 교육감의 '보수 대통합'도 가정해 볼 수 있다. 양자가 후보 단일화할 경우, 판세가 보수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도 있다. '진보 대 보수'라는 뚜렷한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교수와 박영관 부산교육포럼 공동대표의 단일화는 보수진영만큼의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박 공동대표의 지지도가 3.4%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 후보 단일화 과정에 걸림돌은 있다. 박 전 총장과 임 교육감의 지지율이 엇비슷하게 나와 어느 한쪽도 물러서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현직인 임 교육감 쪽에서 보수후보 단일화 제안을 과연 받아들이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의 한 인사는 "임 교육감은 '현직 프리미엄'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큰 지지율 반전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어떤 형태로든 보수 후보 단일화의 길을 열어놓을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