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은 상대적으로 다소 하락

6·4부산시장 선거에서 견고하게 형성됐던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 간 양강구도가 최근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다소 하락하는 추세다.

KBS·MBC·SBS가 20일 발표한 부산시장 선거 공동 여론조사(표본 814명, RDD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지역·성·연령별 가중치 부여, 응답률 11.9%)에서 각 후보 지지율은 서 후보 39.6%, 오 후보 34.2%, 고 후보 5.3%로 집계됐다. 전날 종합편성채널 MBN의 여론조사(표본 610명, RDD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포인트, 지역·성·연령별 가중치 부여, 응답률 14%)에선 서 후보 47.6%, 오 후보 32.6%, 고 후보 7.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지난 16일 오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의 단일화 이후 고 후보의 지지율이 꾸준히 5%를 넘으면서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그동안 서 후보와 오 후보는 양자대결에서 각각 40% 안팎의 지지율로 엎치락뒤치락하며 박빙 승부를 펼쳤지만, 고 후보의 가세로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다. 단일화 이전 고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배제됐을 뿐 아니라, 당선 가능성에선 1% 안팎의 지지를 받았다. 따라서 실제 본선 구도인 3자대결에서도 지지율이 미미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이 같은 예상 밖 결과는 오 후보와의 단일화로 지방선거 '대표선수'를 잃은 정통 야당(옛 민주당) 지지자들이 오 후보 대신 고 후보 쪽으로 마음을 돌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 후보가 줄곧 "나는 야권 단일후보가 아니다"고 강조한 데 대한 일종의 시위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오 후보가 보수층 표심까지 붙잡겠다는 전략에서 야권에 대해 다소 애매한 입장을 취한 게 이런 현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이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야권과의 관계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방침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가 아니라 '범시민 후보'라고 주장한 근거 중 하나도 "통합진보당이 후보를 냈기 때문"이라며 고 후보와의 연대엔 분명한 선을 그어 왔다. 오 후보 측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공식 선거운동 후 1주일 정도가 지나 오 후보의 진정성이 알려지면 고 후보에게로 갔던 야권 표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우리가 여전히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