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대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 추진 방향이 6·4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갈림길'에 선다.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는 ▷신공항 논의에서 대구·경북 배제 ▷건설비 전액 민자 유치 등을 내걸고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신공항 추진 프로세스의 전면 수정을 공언했다. 반면,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는 정부 프로세스의 충실한 이행을 통한 신공항 건설을 내세웠다. 부산 시민이 어떤 방식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추진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오거돈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23일 "오 후보가 시장이 되면 기존에 정부가 추진 중인 신공항 프로세스의 전면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영남권 5개 시·도는 지난해 6월 신공항 프로세스 추진을 합의했다. 수요조사(지난해 8월부터 오는 8월까지)→영남권 5개 시·도 합의→입지·타당성 조사(오는 9월부터 내년 9월까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애초 협의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논의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정부의 신공항 건설 방침이 확정되면 국비 지원 없이 전액 민자로 건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오는 26일 신공항 추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오 캠프의 동북아해양경제수도위원회 김가야(동의대) 교수는 항공 수요 증대 요인을 부각시켜 민자를 유치해 공항을 건설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항공 수요 증대 요인으로는 남해고속철·유라시아 횡단철도 기·종점 가덕건설, 가덕도의 북극항로 전진기지화 등을 핵심으로 꼽았다.

특히 김 교수는 "정부의 입지·타당성 조사가 끝나면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주식회사를 설립, 민간 자본을 유치하게 될 것"이라고 계획을 제시했다.

'서병수캠프' 신공항위원회 서의택 위원장은 "5개 시·도가 이미 합의한 사항에서 신공항 프로세스가 진행 중인데, 대구·경북을 논의 대상에서 빼자는 것은 신공항을 하지 말자는 소리와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기가 진행 중인데 지금 룰을 바꾸자는 것은 그만두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오 후보의 전액 민자 건설 방식에 대해서도 "가덕신공항에 활주로 두 개를 만들면 10조 원, 한 개를 만들면 5조9000억 원가량의 건설비가 소요되고 공항 건설은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다.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민간이 투자에 나서겠나"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 후보도 "현재 정부가 행정적 단계를 밟아가고 있기 때문에 5개 시·도가 합의한 대로 충실한 이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오로지 경제적 논리, 국가의 백년대계 차원에서 접근하면 가덕도로 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 측은 "신공항 건설은 찬성하지만 부산과 경남, 대구에서 각각 다른 소리를 내는 새누리당이 지역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입장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