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사퇴하자 야권은 "예정됐던 일"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며 파상공세에 나섰다. 여당은 안대희 후보자에 이어 문 후보자까지 청문회에 서보지 못하고 연쇄 낙마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인사실패, 국정혼란에 대해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게 옳다"면서 "인사 추천과 검증의 실무 책임자인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문책을 요구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참사 수습과 진상조사는 제 걸음이고 국민 뜻에 반하는 두 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했는데도 대통령은 국민에게 한마디 사과 말씀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치 우리 당이 인사청문회를 거부해온 것처럼 말한 것은 사실관계의 호도"라며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보내지도 못한 대통령이 국회를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새로 지명할 국무총리나 장관 후보는 청와대가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정치권과 협의해 지명하길 제안한다. 최소한 여당과는 협의해서 책임총리 역할을 맡길 수 있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을 지명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의당은 이날 문 내정자의 사퇴 회견에 대해 "후보자가 되려 국민들과 국회의원, 그리고 언론을 향해 호통을 치는 자리였다"며 "본인 검증을 하자는 국민들에게 독립 유공자인 조부 이야기로 자신의 정당성을 항변하는 대목은 차마 민망스럽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더는 논란 확산과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데 수긍하면서도 인사청문회까지 가보지도 못한 데 대한 아쉬움과 야당 등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혼재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총리 후보자의 연속 낙마는 그 자체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국민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한계상황에 도달한 데 따른 불가항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자가 사퇴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국론 분열과 국력 소모를 가져왔다"며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분열과 갈등의 사슬을 속히 끊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듣지도 않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게 아닌가 해서 대단히 유감"이라면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질 때 그 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청문회는 없어지고 낙인찍기만 남은 곳에 이제 세상 어느 누가 나서겠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