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 날리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14일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당 보좌진 한마음체육대회'에 참석해 표적을 향해 고무신을 던지는 게임을 함께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친노 "공천권에 눈멀어 文흔들어
- 지분나눠먹기식 접근 안돼" 비판
- 文 정면돌파 입장 밝히려다 보류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사실상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권 문제로 수렴되면서 문재인 대표가 이 문제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문 대표는 14일 오후 당 내분 사태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담은 입장표명을 준비하다 일부 지도부 인사의 만류로 일단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준비한 입장표명에는 "패권을 추구하면 그게 누구든 손과 발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도려내겠다"며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자의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노진영이 당 운영 전 과정에서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내걸고 있지만, 그 본질은 결국 "내년 총선 공천권을 내놓으라"라는 '문재인 흔들기'라는 게 친노 진영의 인식이다. 전날 비노진영 유성엽 의원은 '공천혁신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호남 대표격인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위원장을 맡기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비노 진영은 20대 총선에서 친노세력이 공천권을 독점할 것에 대한 강한 우려를 갖고 있다.

반면 친노그룹 내부에서는 비노진영이 패권주의 비판을 앞세워 공천권을 가져가려는 시도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문 대표와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호남 민심'을 앞세워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주장하고 있지만 내심은 문 대표를 흔들어서 공천권을 자신들이 가져가겠다는 것이 아니냐"면서 "국민이 이를 납득하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공천은 원칙의 문제이지, 지분 나누기로 접근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야권의 원로급 전직 의원들의 모임인 '민주헌정포럼' 의 오찬 회동에서는 문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가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호남에서의 패배는 새정치연합 지도부에 대한 경종이자 거부인데 이후 막말소동 등 자정기능이 작동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운동권적 강경론이 지배하는 한 집권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간사인 홍기훈 전 의원은 "장수가 전쟁에서 패했으면 옛날에는 칼로 목을 쳤는데 왜 책임지지 않느냐는 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당 소속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은 문 대표 취임 100일을 맞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회동을 갖고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문 대표 체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