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기, 문제 있다는 입장 전달
- 유 원내대표, 청와대 주장 부인

- 靑 당정협의 회의론 제기에
- 유 "어른스럽지 못한 이야기"

국회법 개정안 여야 합의를 놓고 충돌양상을 보이고 있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여야 협상과정에서 청와대가 당에 전달한 '입장'을 둘러싸고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는 설령 공무원연금개혁안 통과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국회의 정부 시행령 수정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을 통과시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당이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기자들에게 지난달 28일 여야 원내지도부 간 잠정 합의안이 나온 직후 국회법 개정안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는 곧바로 '안된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당이 무시한 채 강행처리했고 '당정협의 회의론'도 "이런 분위기에서 당정 간 현안조율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에서 나온 것이고 말했다.

당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법 개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설령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국회법 개정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입장을 당측에 전달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중진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이야기"라면서 "이병기 실장과의 전화통화에서 국회법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하기는 했지만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청와대 측으로부터 국회법개정안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받기는 했지만 공무원연금 통과를 무산시키면서까지 반대하는 정도로 '강도'가 높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전날 청와대 측이 당정협의 회의론을 제기한데 대해 "어른스럽지 못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초청으로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나 "안 만나다가도 일이 생기면 협조하는 것이 당정청인데 (의견이 달라서) 회의를 안한다, 이건 잘못된 것"이라며 "당정청 회의를 열어서 잘못된 것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수습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청 갈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박근혜 대통령은 당의 정신적 지도자로 당청은 한몸일 수밖에 없고 이 정권은 박근혜정권이자 새누리당의 정권"이라면서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전당대회 직후 열린 당청회동에서 '탈당'을 거론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말씀드린다, 그런 일 없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