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가 24일 서울구치소 수감에 앞서 지지자들과 고별행사를 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 "후안무치에 어안이 벙벙"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된 한명숙(71) 전 국무총리가 24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고별행사에서 "이 땅에 사법정의가 죽었다"며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한 전 총리는 "사법정의가 죽었기 때문에 검은색 상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2일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김 전 대통령의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너럭바위에 새겨진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조직된 시민의 힘'이라는 말을 제 가슴에 새겼다"고도 했다.

이날 수십 명의 지지자는 결백을 상징하는 백합을 들고 한 전 총리를 배웅했다. '한명숙 총리에게 미친 판결을 내린 대법원 해체시켜라!'라고 쓰인 종이를 든 지지자들도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진성준 장하나 임수경 유승희 신경민 정청래 서영교 배재정 등 동료 의원과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참여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행사에 불참했고, 당 지도부 차원이 아니라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 차원에서 행사를 마련하는 등 여론의 역풍을 고려해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대해 새누리당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 전 의원 사건은 불법 정치자금으로 건네진 1억 원짜리 수표의 사용처가 확인되는 등 명백한 증거들에 의해 확정됐다"면서 "그런데도 야당 의원들은 한 전 의원이 억울한 옥살이를 한다며 '한명숙은 무죄다'라고 외쳤는데 이런 후안무치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