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문 선거구획정안 논의-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가운데) 중재로 열린 선거구획정안 마련 회동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오른쪽)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여야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내년 총선 부산 선거 출마에 대한 입장이 갈리고 있다. 김 대표는 현 지역구인 부산 영도 재출마에 대한 입장이 확고부동하지만, 사상 불출마를 선언한 문 대표는 부산은 물론 서울 출마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두 대표의 엇갈린 행보는 부산이 갖는 전략적 차이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9일 내년 총선 김 대표의 영도 출마 여부와 관련해 "분명히 영도에 출마한다"고 일각의 비례대표 출마 요구와 수도권 출마설 등을 일축했다. 김 대표도 여러 차례 영도 출마 입장을 강조해왔다.

반면 사상에 불출마하는 문 대표는 지난 4일 지역위원장직도 사퇴했다.

'부산 선거'가 두 대표에게 작용하는 파급력의 차이가 상반된 행보로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새누리당으로서는 '텃밭'인 부산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과 다르지 않다. '동남풍'이 불지 않으면 김 대표의 차기 대권 도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측근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의 부산 지지율이 30% 안팎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40, 50%를 오르내리는 당 지지율에 못 미치고 있다. 김 대표가 최근 '부산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대구·경북에서 70% 이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김 대표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대선에 출마하든 하지 않든 부산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부산의 지지기반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최근 자신의 출마 지역과 관련해 "부산에서 출마하라는 의견도 있고, 김 대표와 맞서라는 요구도 있다. 서울에서 출마하라는 의견도 있다"며 "승리와 전략의 문제이기 때문에 급하게 결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부산 선거와 달리 서울과 수도권 선거 승패는 야당은 물론 문 대표의 정치 생명과도 직결된다. 당 일각에서는 "부산이 전략 지역인 적은 없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2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지만, 대선 후보가 되면 부산 야권이 결집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부산에서 39.8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