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아는사람 많은 후보에 승산
- 이종혁 "후보 합동 정책토론회를"

"이름도, 정책도 모르는데 뭘 보고 뽑으란 말입니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강력히 추진하는 상향식 공천이 정당 후보를 선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여론조사가 공천에 70~100% 반영되지만, 정작 유권자는 예비후보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20일 현재 부산 18개 선거구에 등록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51명이다. 현역 의원 등이 아직 등록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예비후보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선거구별로 많게는 7명이 여당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이들이 정책과 인물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은 전체 유권자 세대의 10%에만 발송할 수 있는 홍보물이 전부다.

이런 상황은 조직을 동원한 경선으로 변질돼 상향식 공천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론조사 경선 날짜와 시간이 예고되면 예비후보는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엔 '아는 사람' 많은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예비후보의 정보를 모르는 유권자는 여론조사 참여를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

주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몰린 곳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다. 부산진을에선 현역 이헌승 의원을 비롯해 이성권·이종혁 전 의원,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들 모두 만만치 않은 지역 내 인지도를 자랑하지만, 정책과 비전으로 유권자에게 호소할 기회가 없다.

지난달 21~24일 국제신문 여론조사(선거구별 5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에서도 '부산진을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를 물었을 때 무응답이 58.9%나 돼 유권자의 무관심이 확인됐다. 신인 6명이 난립한 중·동구는 더 심각하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인지도가 매우 낮은 데다, 유권자들은 누가 누구인지조차 헷갈려 한다.

이에 따라 부산진을 예비후보인 이종혁 전 의원은 20일 '예비후보 정책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각 예비후보 선거 캠프가 같은 수로 참여하는 정책토론위원회를 구성해 정책과 공약을 검증할 기회를 얻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전 의원은 "유권자에게 예비후보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제대로 된 후보를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다음 달 말까지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