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서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사를 빼고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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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오른쪽)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두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은 3일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는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회의원이 부정청탁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해 입법권자인 의원들이 스스로 만든 특권조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이 아닌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을 제재대상에 포함한 것은 과잉입법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과 김종태 의원이 이미 김영란법의 수수금지 품목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낸 상황에서 강효상 의원이 의원 특권폐지 차원의 개정을 추진함으로써 정치권에서는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여야 지도부는 일단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본 후 개정방향을 정한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의원의 특권포기라는 측면에서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여야의 특권 내려놓기 경쟁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은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와 불체포특권 포기에 이어 공천제도 개선까지 혁신을 이어가기로 했다.
3일 취임 한 달을 맞은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탈당파의 복당 내홍을 겪는 등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으나,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혁신동력을 살려냈다. 내친김에 계파갈등의 요인이자 총선패배의 한 원인으로 지목돼온 공천문제와 당 조직개혁 방안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 혁신비대위원은 "8촌 이내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내려놓기에 이어 공천제도와 당 조직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윤리위의 기능을 강화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권포기를 법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의원의 면책특권은 정부에 대한 견제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두 달을 맞아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친·인척 보좌관 채용 문제와 관련해 "누구 한 명을 잘라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윤리규정 마련 등 제도보완이다. 틀림없이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원의 면책특권에 대해서는 "헌법을 통해 야당 의원들이 정부를 견제할 권한을 준 것"이라며 포기돼선 안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헌법정신에 맞게 체계적으로 (특권폐지에 대해) 법제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한 금지와 관련해 "국회 사무처가 자체 규제 방안을 이달 안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