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8·15 사면 방침(본지 12일 자 5면 등 보도)을 밝히면서 재벌가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특권층 사면에 부정적이고 앞서 두 차례 사면에서도 주요 재벌 총수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만 지난해 8월 사면됐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12일 사면 대상에 재벌 총수가 포함될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께서 어제 말씀하셨으니까 관계 부처(법무부)에서 범위를 검토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재벌가에서 이번 사면에 기대를 거는 것은 박 대통령이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경제위기를 사면 배경으로 거론하며 "광복 71주년을 맞이해 국민들의 역량을 모으고 '재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사면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재기의 기회'에 무게를 실으면 대기업 총수 등 경제인 사면도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이재현 회장이 수년째 병실 생활을 하고 있는 CJ그룹은 이번 사면 대상 선정이 절박하다.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구속된 이후 3년 넘게 투병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함께 벌금 252억 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이 회장이 특사를 받으려면 재상고를 포기해야 한다. CJ그룹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서 사면이 제외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형기를 거의 다 채운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형기의 90% 정도를 채운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도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기업인 사면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어서 대상 기업인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롯데그룹,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 수사 결과 이들 그룹의 비리가 드러나면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