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국제적 조세흐름 역행"
- 유일호 부총리 "인상할 때 아냐"
여야가 12일 법인세 인상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다음 주 중반 국정감사 일정이 끝나면 이어질 '예산 정국'에서 '세법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감은 전초전인 셈이다.
야당은 봉급 생활자들의 부담을 높이는 소득세 대신 수조 원의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들의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과 정부는 법인세 인상은 글로벌 기업을 외국으로 내쫓는 자해행위라고 반박했다. 법인세 인상 논쟁은 올 연말 정국은 물론 내년 대선에서 이슈를 선점하려는 여야의 계산이 충돌하고 있어 대치 전선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야당은 이날 정부가 대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주면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기금 출연 등 준조세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예결특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이날 "소득세 수입은 2012년 45조8000억 원에서 2015년 60조7000억 원으로 32.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법인세는 45조9000억 원에서 45조 원으로 2% 줄었다"며 "새누리당 정권 8년간 부자 감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월급쟁이에게 소득세를 걷어 법인세 구멍을 메우고 있다"고 법인세 인상을 주장했다.
더민주 박영선 의원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감장에서 "법인세를 1% 올려도 인상분이 미미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기부할 수 있는 기업에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면서 "내년부터 과표 500억 원 초과 기업에 대해 연도별, 단계적으로 법인세를 1%씩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 이언주 의원 역시 "현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감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재벌에 의한, 재벌을 위한 특혜제도가 아닌, 격차 해소와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해 이제 (대기업 감세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상황이나 국제 조세 경쟁력 측면에서 지금은 인상할 때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여당은 지도부가 법인세 인상 반대 입장을 직접 들고 나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감 대책회의에서 "OECD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 30.2%에서 올해 22.5%로 인하됐다"면서 "법인세 인상은 국제적 경제 흐름에 역행한다"고 말했다. 박명재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법인세 인상은) 경제 활성화라든지 기업의 여러 가지 투자 촉진 등 모든 방안, 다각적인 사안을 검토한 이후 가장 최후 수단으로 강구해야 할 사안"이라며 "야당의 법인세 인상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