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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특권 내려놓자 <중> 스웨덴엔 의원 전용 없다

한국 국회엔 의원전용 주차장…스웨덴은 누구나 이용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16-10-23 18:58:13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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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상전대접

- 의원·VIP 등 내규로 명시해
- 의사당 2층 현관 프리패스
- 호텔급 헬스장도 단독 사용

# 국회 밖도 특급대우

- 공항 출입국 심사없이 통과
- 군 골프장 이용땐 회원 자격

# 스웨덴은 만인평등

- 의원도 출입 신분·보안점검
- 주차장 구역도 구분 없어
- 소박한 헬스장은 직원 공용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에는 숱한 '의원'이 있다. 의원동산·의원식당·의원회관 등 공식·비공식적으로 '의원' 명칭을 달고 있는 시설물이 부지기수다. 의원 전용 시설물이 아닌데도 사실상 의원만 사용하는 곳도 많다.

국민의 세금으로 건립된 국회의사당이 국회의원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것도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언제부터 사용됐는지도 모르는 각종 '의원' 시설을 개선하는 게 국회의원 특권 폐지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의원들 전유물 된 국회시설물- 일반 시민의 출입이 제한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2층 현관 출입문(왼쪽 사진)과 국회의원 전용 주차장이 조성돼 있는 의원회관 지하 1층. 이용우 기자
■ 토론 강조, 스웨덴 본회의장

지난달 28일 기자가 찾은 스웨덴 국회의사당은 동·서쪽에 있는 2개의 건물이 연결된 형태였다. 출입문은 서쪽 건물에 두 군데 있다. 그런데 의원 전용 출입문은 없었다. 스웨덴 국회 행정처 토마스 라우어 부장은 "모든 사람은 공평하므로 당연히 국회 출입 시 따로 개인을 위한 출입문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외형상 '의원 전용'임을 표시한 출입문은 없다. 하지만 '국회 청사출입에 관한 내규'를 통해 출입문별로 출입 대상을 달리 정하고 있다. 특히 의사당 2층 현관(중앙문)의 경우 '국회의원·국회 소속 기관의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전직 국회의원 등'으로 출입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사실상 의원 전용 출입문을 두고 있는 셈이다.

라우어 부장은 국회 출입 방식에 대해서도 "국회를 방문하는 외부인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고,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회 소속 직원도 보안카드로 보안 점검을 마친 뒤 입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회가 국회의원에게 사실상 '프리 패스'를 허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스웨덴 국회는 국회의원을 위한 별도의 주차공간도 두고 있지 않다. 라우어 부장은 "주차공간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며 "국회 직원이나 의원을 구분하지 않고 주차공간이 있으면 누구나 주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회 의원회관은 지하 5개 층에 900대 규모의 주차공간이 있다. 이 중 178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하 1, 2층은 의원 전용 주차장이다.

스웨덴 국회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국회 내에 헬스장과 샤워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 경우도 의원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다. 라우어 부장은 "아주 작은 운동시설이 있고, 남성과 여성용으로 구분된 사우나가 있지만 한 번에 5, 6명 정도만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며 "이 같은 시설은 국회의원과 직원이 함께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국회는 의원용과 직원용을 철저히 구분해 놓았다. 특히 의원용 공간은 지나치게 넓고 호화스럽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의원회관 지하 1층에 남성과 여성 의원을 위한 건강관리실의 규모는 남성용이 226평, 여성용이 119평으로 특급호텔 시설 못지않다. 우리나라 국회는 이 외에도 국회도서관 5층과 의원회관 2층에 의원열람실도 운영 중이다.

또 국회의사당 옆에 있는 언덕을 '의원동산'으로 지칭하고 있고, 국회의사당 본관 3층과 의원회관 2층에 '의원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은 의원 전용이 아니지만 '의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국회의 권위의식을 보여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국회 밖에서도 특급 대우를 받는다. 공항 이용 시 귀빈실을 무료로 사용하고 별도의 심사를 받지 않고 출입국 검사장을 통과한다. 또 우리나라 재외공관은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시 출영·환송, 귀빈실 제공, 공식일정 주선 등의 의전 지원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군 골프장 이용 시 '군 체력단련장 운영 통제 훈령'에 따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은 정회원 대우를 받고, 일반 국회의원은 준회원 대우를 받는다. 일반 시민의 10분의 1, 5분의 1 정도의 비용만 내면 된다.
   
스웨덴 본회의장, 토론을 위한 좌석배열- 토론 문화를 고려한 스웨덴 국회 본회의장 내부 구조. 의장석 앞에 라운드형으로 좌석 수십 석을 배치한 게 특징이다. 박태우 기자

■ 업무 공간은 철저히 보장

우리나라 국회의 간담회장이나 상임위 회의장은 특별히 비공개 원칙을 정하지 않는 한 일반인도 방청할 수 있다. 하지만 스웨덴 국회는 국회의원 전용 시설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본회의장을 제외한 모든 회의장을 비공개로 운영하고 있다.

라우어 부장은 회의실 개방과 관련해 "상임위원회가 초청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방하지 않는다"며 "일반 기업에서 직원들이 일하는데 외부인이 그 사무실에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기자를 안내한 국회 가이드는 회의가 진행 중인 상임위 회의장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라우어 부장은 "하루 수차례 국회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어 대중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본회의 상황은 무조건 공개해야 한다. 스웨덴 국회 가이드는 "토론이나 투표할 경우에는 반드시 본회의장 관람을 일반 시민에게 허용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상임위나 본회의 공간과 운영 방식도 우리와는 차이를 보였다. 상임위 회의장 규모는 우리나라 국회보다는 훨씬 작았고, 테이블도 'ㄷ'자 형으로 설치해 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배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는 여야가 마주 보고 앉도록 배치하는데, 이 같은 테이블 배치가 여야 간 대결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웨덴 국회 본회의장 구조도 의장석 앞에 수십 석의 라운드형으로 좌석을 배치했다. 스웨덴 국회 가이드는 "토론할 때 의원들이 최대한 가까이서 의견을 나누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당별로 앉는 우리나라 본회의장 좌석 배치와 달리 스웨덴 국회는 의원이 지역별로 앉는다. 이 같은 좌석 배치도 투표 시에만 적용되고 토론 시에는 자유롭게 앉도록 해 활발한 토론을 유도한다고 국회 가이드는 설명했다.


◇우리나라 의사당 의원 시설

- 건강관리실- 의원회관 지하 1층, 남성용 226평, 여성용 119평, 헬스장·샤워실·라커·휴게실 등

- 의원주차장- 의원회관 지하 1~2층, 총 178대 주차

- 의원출입문- 국회의사당 2층 현관(중앙문), 모든 출입문에 의원 신분 확인 절차 없음

- 의원식당- 국회의사당 본관 3층, 의원회관 2층

- 의원열람실- 국회도서관 5층, 의원회관 2층

스톡홀롬=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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