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의 또 다른 몸통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김 전 실장의 국정농단 의혹도 특검의 수사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관계자는 "최 씨와 차은택 씨 등이 대통령의 권위를 등에 업고 막무가내로 일을 벌이면 법적이나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뒷받침한 게 김 전 실장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실장과 함께 박 대통령의 핵심 자문그룹이었던 '7인회'의 한 인사도 사석에서 "우리도 최 씨를 알고는 있는데, 김 전 실장이 최 씨의 존재를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기춘 전 실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차관이 그런 말을 했는지 믿을 수 없고, 했다면 그 사람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며 완강히 부인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은) 차관이 되기 전에는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김기춘 헌정파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주승용 의원은 이날 "김 전 실장이 6개월간 수 차례에 걸쳐 VIP 대우를 받으며 줄기세포 치료를 했다"며 "최 씨 소유 빌딩에서 수시로 대책회의를 했는데도 김 전 실장은 '최 씨를 전혀 모른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역시 18일 성명에서 "김 전 실장이야말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의 몸통"이라며 검찰이 김 전 실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 3당이 나란히 김 전 실장을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고 나선 것이다.
검찰 조사와 별도로 김 전 실장에 대한 특검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9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순실 게이트'의 전면에 부상한 것에 대해 "드디어 부두목 김기춘의 헌정파괴 사건들이 이제 중심을 잡아간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유라 장시호 최순실 일가의 비리가 하늘을 찌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엘시티(LCT) 이영복 게이트는 아직도 심장을 향하지 못하고 변두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 뒤 "부두목 한 사람은 아직은 보일듯 말듯 하지만 곧 부상된다. LCT이영복 게이트 심장부도 드러난다"고 적었다.
이영실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