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압수수색 언제든 재시도
- 뇌물죄·블랙리스트 자료 확보
- 미얀마 ODA·은행인사 청탁
- 공정위·금융위도 전격 실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청와대 압수수색에 사실상 모든 역량을 동원했지만 청와대의 불허로 불발됐다.
특검은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가 연루된 ▷삼성그룹 뇌물 ▷블랙리스트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 이권 개입 등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이달 말까지가 유효기간인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청와대가 군사상 기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거부할 것을 고려해 영장 집행이 무산되더라도 시간을 두고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할 길을 열어둔 셈이다.
이날 압수수색 장소는 청와대 경호실과 정무수석실·민정수석실·비서실·의무동으로 광범위했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청와대) 압수수색 및 자료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는 당초 특검이 계획했던 조사 일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금융위원회 사무실과 정부 세종청사 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공정위는 부위원장실·사무처장실·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가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금융위는 자본시장국 산하 자본시장과·자산운용과·공정시장과가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공정위가 삼성그룹을 위한 '특혜 입법'을 지원했는지 확인하려고 이날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공모한 것으로 지목된 삼성 뇌물 의혹 수사의 연장선이다.
금융위의 압수수색은 박 대통령과 삼성 간의 뇌물 의혹 및 최 씨의 미얀마 공적개발원조 이권 개입 등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특검은 최 씨가 미얀마 ODA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수사하면서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외환거래 자료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 씨 모녀가 독일에서 대출을 받을 때 협력하고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가 임명되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한 의혹을 받는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승진 과정을 특검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박 대통령이 이 본부장의 승진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이 금융위를 통해 은행 측에 박 대통령의 뜻을 전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전망이다.
송진영 기자 r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