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권남용·강요 혐의 포함
- 모두 유죄 땐 중형 불가피
- 소환조사 닷새 만에 결단
- 대선 영향 최소화도 감안
검찰이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전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한 이유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 ▷증거 인멸 우려 ▷구속기소된 공모·공범들과의 형평성으로 압축된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또 오는 5월 9일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단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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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한 27일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에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연합뉴스 |
■ 중대성·증거인멸·형평성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를 매우 무겁게 판단했다. 일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산정한 뇌물액은 뇌물과 제3자 뇌물을 합해 433억2800만 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중 실제 수령한 298억 원을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독일 법인인 코레스포츠가 삼성과 213억 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실제 송금받은 77억9735만 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삼성 후원금 16억2800만 원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이 그것이다. 사실상 특검이 짠 '뇌물 프레임'과 수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 셈이다.
여기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강요미수 역시 유죄로 인정되면 중형이 불가피한 혐의들이다. 장차 재판에서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면 피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검찰의 일반적인 판단이다. 검찰도 증거 인멸뿐 아니라 도주 우려를 영장에 명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 검찰 수사부터 특검·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무엇보다 공모자로 지목된 다른 인물들이 다수 구속기소돼 형평성 차원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나 뇌물 공여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돼 재판을 받는 중이다. 블랙리스트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수의를 입었다.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에는 수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심문 시작부터 19시간이나 걸려 다음 날 오전 5시30분께 결정됐다.
■ 檢 '조기 결단'…학습효과도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한 지 닷새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법리나 구속 필요성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대선 국면에 진입한 정치 일정을 고려해 검찰 수뇌부가 박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 여부 결정이 대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시점을 선택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기소 시점도 다음 달 대선 공식선거운동 개시일 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학습 효과'도 검찰 수뇌부의 신속한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한다. 2009년 4월 30일 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뒤 검찰은 20일 이상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고, 노 전 대통령은 서거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