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부영 판사 맞은편 자리에서
- 신상정보 확인하는 질문에 답변
- 판사 질문에 적극 '방어'하기도
- 검찰 "중대혐의 많아 구속 당연"
- 변호인 "무리한 수사" 공방 치열
"피의자, 직업은 무엇인가요?" "전직 대통령입니다." "주소는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의 ○번지입니다."
 |
|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사상 최장인 8시간41분 동안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검찰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 유치시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30일 사상 첫 전직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오갔을 대화 내용이다.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43·사법연수원 32기)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8시간41분 동안 진행해 역대 최장이던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의 '7시간30분' 기록을 깼다.
강 판사는 심사를 시작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신상 정보를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했다. 강 판사의 맞은편 4m가량 떨어진 피의자석에 굳은 표정으로 앉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생년월일 '1952년 2월 2일'부터 답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수의(囚衣)를 입히려는 검찰과 귀가시키려는 변호인은 이날 배수진을 친 채 격돌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서울중앙지검 한웅재(47·연수원 28기) 형사8부장검사와 이원석(48·27기) 특별수사1부장검사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또 수사검사 4명을 심문에 투입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론은 선임계를 낸 9명 중 유영하(55·연수원 24기)·채명성(39·연수원 36기) 변호사가 맡았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정성을 문제로 삼았고 ▷대면조사 요구에 여러 번 불응했으며 ▷본인이나 측근을 통해 입을 맞출 가능성이나 증거를 조작할 우려가 큰 점을 강조하면서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
|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맞서 박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수사 결과는 객관적인 증거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목표를 정해놓고 진행한 짜맞추기"라고 항변했다. 또 "피의자는 전직 대통령으로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도 호소했다. 강 판사가 궁금한 대목을 물을 때 박 전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방어 논리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6분부터 한 시간의 휴정 때 서울중앙지법 321호 옆 대기실에서 변호인들과 같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판사는 이날 오후 4시20분부터 35분까지 15분간 휴정하기도 했다.
영장심사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오후 7시30분께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와 대문을 마주보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을 유치할 장소는 중앙지검 내 유치시설"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대기할 곳이 '청사 10층 임시 유치시설'이라고 부연했다. 통상 심문을 마친 피의자는 검찰청사 내 구치감이나 조사실 또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결과를 기다린다. 구치소가 아닌 검찰청사 내에서 대기할 경우엔 수의는 입지 않아도 된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박 전 대통령은 그대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게 된다. 40년 지기이자 '비선 실세'로 자신의 영향력에 힘입어 이권을 챙겨왔던 최순실(61·구속기소) 씨가 수감 중인 곳이다. 반면 영장이 기각되면 박 전 대통령은 곧장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