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시작과 끝은 '이미지'이다. 다가올 제 19대 대통령선거. 패션은 물론, 말투와 손짓, 걸음걸이 등 정치인에게 이미지는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가 된다. 차기 대선을 향해 뛰는 5당 대선 주자들의 모습은 어떨까? 외모부터 말투까지 관리해주는 이미지(PI·Personal Identity) 컨설팅 업체 김경희(39) 봄아카데미·스피치FM 원장에게 대선주자들의 이미지 메이킹에 대해 물어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변신했다. 2011년 서울시장 양보, 2012년 대선 후보 양보, 2014년 독자 신당 포기. 간만 보고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지 못한다는 비웃음 섞인 '간철수'라는 별명이 따랐다. 그런 안 후보가 지난 3월 25일 시작된 당내 경선을 기점으로 '루이암스트롱', '강철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 초부터 한결 같았던 얇은 목소리가 거칠고 굵게 변했기 때문이다.
- 안 후보의 목소리가 달라진 것 같다.
"원래 안철수 후보는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전형적인 학자 톤이었다. 지금은 정반대의 목소리를 낸다고 할 수 있다. 목소리 톤이 많이 커졌고 강세도 많이 넣는다. 폐활량을 자랑하듯 호흡을 조절하여 명확하게 잘 들리게 한다. 연설에서 강조할 부분은 톤을 올리며 결연한 의지를 표출한다. 그때 가끔씩 쉰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연설의 기법들은 청중으로 하여금 자신을 강하게 보이게 하고 또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게 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쉰 목소리에서는 안 후보의 절박함도 묻어난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의 별명을 안 절박이라고 붙이고 싶다. 분명히 절박함이 묻어나게 변화했는데 안철수 후보의 성 안을 붙이니 안 절박하기도 하다"
- 안 후보는 발성법을 "독학했다"고 말하는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독학이 아닌 것 같다. 본인 스스로가 복식호흡을 하고 바꿨다고 하는데 보이스 트레이닝은 하루아침에 이뤄지고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안 후보가 혼자 복식호흡을 하고 연습으로 목소리를 바꾸었다? 그럼 둘 중에 하나다. 정말 이 분야 관련 모든 전문가들보다 안 후보는 최고의 권위자다. 남들은 전문가들의 힘을 빌려도 바뀔까 말까인데. 적어도 안 후보는 스피치 전문가 10명 정도에게 도움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걱정되는 건 저렇게 계속 목소리를 내면 365일 이비인후과에 가서 "말 많이 하지 마세요"란 말을 듣게 될 거다. 목소리는 폐에서부터 올라와 입으로 나오는 말의 통로다. 실제 말을 할 때 그 주변의 모든 근육이 다 쓰인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안 후보는 목에서 나오는 소리인 성대 근처에서 나는 소리로 변화를 주고 있다. 쉰 소리와 톤이 올라갔을 때 탁하고 갈라지는 소리가 나는 이유다"
- 안철수의 헤어스타일도 눈에 띈다.
"하나도 바뀌기 어려운데 안 후보는 모든 것을 바꿨다. 별다른 손질 없이 차분하게 내린 헤어스타일이 드라이로 볼륨을 살리고 스프레이로 앞머리를 넘겼다. 일명 '깐머리'로 이마를 훤히 드러냈다. 앞머리를 내렸던 기존의 헤어가 청년층에게 지지를 받았다면 지금의 깐머리는 중·장년층의 지지층을 염두한 변화로 보인다. 옷도 변했다. 예전 안 후보의 스타일은 학교 교정에서 볼 수 있는 차분한 교수님 스타일이었다. 헐렁한 재킷에 넥타이는 매지 않고 셔츠의 단추는 한두 개 풀어 수수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딱 맞아떨어지는 슬림한 라인의 슈트와 넥타이 역시 갖춰 매기 시작해 신뢰감이 느껴지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목에 포착된 핏빗(fitbit, 실시간 심박수와 활동량을 체크하는 웨어러블 기기)역시 제 4차 산업혁명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진취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김채호 기자 chaeho@
김경민 대학생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