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대선 주요 후보들이 정부 분야에서 공통으로 제시한 공약은 검찰 개혁이다. 역대 대선에서도 권력기관 개혁 방안이 제시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후보들이 내놓은 검찰 개혁 방안은 우선순위나 방향에서 의지가 한층 강화되고 구체화됐다.
이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검찰이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적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민심에 대해 후보들이 검찰 개혁으로 응답한 것이다.
먼저 해묵은 현안 가운데 하나인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모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면서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팽배해진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제시했다. 공약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검찰은 기소권을 갖되,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약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검찰의 수사권을 떼어내 검찰과 경찰의 수사 인력으로 별도로 설치하는 '수사청'에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검찰의 수사권 가운데 일정 수준의 범죄 등에 대해서는 경찰에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검찰의 수사권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뜻이다.
검찰을 포함한 권력층의 불법과 비리를 수사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은 홍 후보를 뺀 4명의 후보가 공약했다. 이 역시 검찰의 수사·기소 독점이 깨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병우 전 수석 사건의 경우 '우병우 사단'이 장악한 검찰 대신 공수처가 맡게 되는 것이다. 홍 후보는 공수처 대신 검찰에 인권감찰관을 신설하고,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심 후보는 지방검찰청장을 주민직선제로 뽑고, 검찰 인사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해 눈길을 끌었다. 문 후보는 자치경찰제 시행, 안 후보는 현직 검사나 판사의 비리에 대한 처벌 강화를 각각 공약했다. 이런 방안도 결국 검찰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권력기관 간 균형을 달성하려는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