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대거 탈당한 가운데,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바른정당 '탈당 1호'로 기록된 이은재 의원(서울 강남병) 근황이 화제다.

포털이나 포토뉴스 등 매체에서 이름을 검색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이름이 새겨진 빨간 상의를 입고 선거 운동에 열을 올리는 이 의원의 모습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 정치적 판단에 따라 국회의원이 정당을 옮기는 것은 다반사로 보는 장면이지만, 이 의원은 불과 열흘 전 '홍준표 사퇴'를 목소리 높여 주장하던 의원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아직 바른정당에 몸담고 있던 지난달 21일, 이 의원은 바른정당 여성 전현직 의원들과 함께 성명을 냈다.

당시는 홍 후보의 '돼지 발정제 논란'이 극에 달해있던 때로, 이 자리에서 이 의원 등은 "성 인식 수준이 바닥을 치는 자질 부족 대선후보의 발언이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성폭행 모의 홍준표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오 요구했다.

이어 "홍 후보가 보여준 성차별적 발언과 성범죄 가담 수준의 자서전은 사실 그 내용 자체만으로도 성평등을 지향하는 우리 사회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시대정신을 역행하는 자질부족 후보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의원 등은 또한 "홍준표 후보는 대선후보가 아니라 검사출신으로서는 물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한 인간으로서도 자질 부족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홍준표 후보는 더 이상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선언하며, 즉각적인 후보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들어 확인할 수 있는 이 의원의 모습은 불과 열흘 전 '홍준표 사퇴'를 외치던 당시와는 딴판이다.

기실 이 같은 '태세전환'은 지난달 28일 바른정당을 탈당할 때부터 이미 감지됐다.

이 의원은 바른정당을 탈당하면서 "홍준표 후보와 직접 통화는 안했지만 홍 후보 부인과도 가까운 사이"라면서 "홍 후보는 굉장히 스토리가 있는 분"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편 2일 탈당한 바른정당 의원 13명 또한 '홍준표 지지'를 선언한 만큼 곧장 이 의원 처럼 태도를 전환한 모습을 목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