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고 돌입 장제국 총장

- 홍 대표 전략공천 가능성
- 서 시장 무소속 배수진 예고
- 보수 표심 분열 위험 높아

# 출마 의지 오거돈 전 장관

- 당위론 소멸·‘反오거돈’ 기류
- 후보 추대 조건 등 반감 넘어야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 내년 부산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혔지만 두 사람 모두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전략공천 따른 보수층 반발

장 총장의 전략공천을 둘러싼 보수 지지층의 반발은 홍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최근 경남지사 출마설이 돌고 있어 장 총장이 홍 대표의 유일한 대안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장 총장이 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홍 대표가 평소 주장대로 전략공천을 강행해 장 총장이 한국당의 시장 후보로 선출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특히 ‘성완종 사건’의 무죄 판결을 받은 홍 대표에게 힘이 실리면서 당권을 강력하게 장악하면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 후보 경선을 할 경우, 현역인 서 시장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 대표도 “현역과 신인이 경선을 하는 것은 (현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므로) 맞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서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서 시장이 ‘납득할 수 없는 공천’에 대해서는 탈당과 무소속 출마까지 시사한 상황이다. 서 시장이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할 경우 기초단체장과 광역·지방의원 공천에서 탈락한 한국당 인사들도 서 시장 중심으로 한 무소속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장 총장이 낙점을 받을 경우, 보수 표심이 분열될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4일 “전략공천에 따라 보수가 분열되면 민주당이 ‘무혈입성’이라는 최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가 보수 지지층의 비난을 무릅쓰고 자신의 구상대로 밀고 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 반감 넘어야

오 전 장관은 지금까지 시장 출마와 민주당 입당에 대해 ‘내가 필요하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 시장선거 때처럼 민주당에서 시장 후보로 자신을 추대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서 변변한 후보가 없었던 지난 선거와는 사정이 확연하게 다르다.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부산에서도 당 지지율이 한국당을 크게 앞서고 있는 데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호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최인호·박재호 국회의원 등 출마 자원이 넘치는 상황이다. 이들 후보 대부분이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후보에게 앞서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에서 ‘오거돈 당위론’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입당을 하더라도 당내 기반이 취약한 오 전 장관이 경선을 통해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오 전 장관이 대선 직후와 지난달 초 입당 기회를 스스로 번복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미 민주당 입당 시기를 놓쳤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당내에 흐르는 ‘반오거돈 기류’도 오 전 장관에게는 암초다. 지난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과의 일종의 선거 연대를 통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던 오 전 장관이 민주당 출마자들을 홀대했다는 논란이 아직도 당내에서는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적지 않은 당원이 당시 오 전 장관의 행동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지금도 앙금이 남아 있다”면서 “당내 반발 기류가 쉽게 희석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