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업지역 불가지역 법망 피해 추진
- 과밀억제 빌미 지방기업 진입도 막아
박근혜 정부 당시 결정된 경기도 판교 제2 테크노 밸리 사업이 편법적인 수도권 규제 완화로 추진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욱이 지방 기업의 입주·임대도 불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위법성에 대한 관계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자유한국당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은 10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판교 제2 테크노 밸리를 편법으로 조성한 뒤 뒤늦게 과밀화 방지 대책으로 지방업체의 입주·임대를 전면적으로 불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이 박근혜 정부 당시 정책의 위법성을 지적한 것이어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판교 제2 테크노 밸리 조성 사업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1월 경기도 성남시 43만여 ㎡ 부지에 한국형 실리콘 밸리 육성을 목표로 추진된 국가사업이다. 모두 1조641억 원이 투입됐고 내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해당 사업 지역은 경기도 내 과밀억제권역으로서 공업지역이 신규 지정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당시 두 차례 ‘공업지역 대체 지정’ 제도를 활용해 경기도 내 다른 공업지역 중 주거·녹지시설 지역 부분을 해제하고, 사업 지역을 신규로 지정했다. 수도권 규제법을 피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수도권 공업 지역을 확대하려고 편법을 쓴 것이다. 이 의원은 국토부가 수도권 과밀화 논란을 피하려고 인구 유발 효과를 축소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국토부는 2016년 12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안건에 해당 사업 추진에 따른 인구유발 효과를 4162명으로 보고해 대규모 개발 사업 심의를 통과했다. 이는 같은 시기 산업단지 기본계획에서 산출된 상근 인구 규모 1만6677명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정부가 편법으로 수도권 과밀화를 심화시켜 놓고, 지방업체의 입주·임대는 과밀화 억제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셈이다. 판교 제2 테크노밸리 산업용지 및 기업성장센터 분양·임대 공고문 신청자격 요건에서는 ‘본사 및 전체 사업장’이 수도권에 소재한 기업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정부 예산 1조 원이 투입된 한국형 실리콘밸리 사업이 기획부터 심의, 분양 등 모든 게 엉터리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면밀하게 위법성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