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사립유치원 비리에, 자유한국당은 공공기관의 ‘고용 세습’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21일 서면 브리핑에서 “올해 국감의 핫 이슈는 우리 당 박용진 의원이 터트린 비리 사립유치원 사건”이라며 “이 사건뿐만 아니라 상임위별로 행정부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생산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여당인 우리 당의 단독플레이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립유치원 비리 의혹은 삼성 저격수로 통하던 박 의원이 정무위에서 교육위로 상임위를 옮겨 국감 직전 사립유치원 비리 토론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토론회를 방해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유치원 비리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나서면서 민주당은 올해 국감장에서 정부 입장을 두둔하는 역할 대신 민생 개혁을 공세화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감 도중 민생연석회의를 출범시키고, 적폐청산위원회를 생활적폐청산위원회로 개칭, 유치원 비리를 아우르는 ‘생활적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민주당은 최근 서울교통공사 고용 세습 논란과 관련된 한국당의 지적에 대해서는 “실체가 없다”며 방어하는 한편 “한국당은 생산적인 국감에 동참해야 한다”며 역공을 펼쳤다.
한국당은 이번 국감에서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 보좌관이 피감 기관에 취업한 사건을 폭로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10% 이상이 직원들과 친인척 관계이며 노조 간부의 아들도 세습 고용됐다고 의혹을 추가로 공개했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교통공사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공사 국토정보공사 직원의 친인척들이 역시 비정규직으로 입사했다가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이날 내놓은 ‘인천공항공사 정규직전환 대상자 부정채용 익명 신고 현황’(한국노총 작성)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 협력사인 보안 관련 A 업체의 공항업무 책임자 B 씨는 아들 두 명과 조카 네 명의 채용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 함 의장은 “이런 채용 비리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도둑질하는 것이다. 공공기관 채용 비리와 관련된 국회의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