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 KPS는 직원 자녀 11명
- 한일병원·세라믹기술원도 의혹
공공기관 직원들의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 서울교통공사 외에도 다른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 의혹도 속속 불거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업위)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아 22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지난 8월 비정규직 1245명 가운데 120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이 중 2.1%인 25명이 임직원의 부모 동생 누나 배우자 자녀 이모부 등 4촌 이내의 친인척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운데에는 가스공사 감사실에서 근무하는 2급 직원의 처남과 여동생도 포함됐다. 이들은 각각 경비, 청소 업무를 맡고 있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친인척이 포함된 사례는 부산경남지역본부, 통영기지본부 등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 KPS(발전설비 정비업무 담당)에서도 올해 직원의 자녀 11명이 무더기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산업위 소속 한국당 장석춘 의원이 한전 KPS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정규직으로 확정된 직원의 자녀 11명은 전원이 비정규직인 기간제 사원으로 입사했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장 의원은 “공채시험으로 입사한 게 아니라 비교적 입사가 쉬운 기간제로 들어와 전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당 박맹우 의원이 공개한 ‘한전 KPS 정규직 전환자의 친인척 재직 현황’을 보면 문제가 된 11명 직원 가운데 8명은 노조원의 자녀였고 차장 이상 간부의 자녀는 3명이었으며 임원의 자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 의원에 따르면 한전 산하 한일병원에서는 2급 부장의 자녀가 2015년 8월 기간제로 들어왔다가 2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해 1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데 이어 지난 8월 1일 자로 정규직이 됐다. 한일병원에서는 또한 5급 대리의 자녀도 2014년 기간제로 뽑혔다가 2년 뒤 무기계약직으로, 지난해 2월에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정규직 전환에 활용된 무기계약직이란 변형된 정규직으로 계약 기간은 무기한이지만 급여 체계는 정규직보다 불리하다.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는 세라믹섬유복합제센터 책임연구원의 배우자가 다른 센터의 기간제 직원으로 채용됐다가 올해 1월 1일 자로 무기계약직으로 바뀌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