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문 열어둔채 탐색전 가능성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잇달아 내놓은 메시지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의 태세 전환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북한 김정은과 개인적인 관계가 매우 좋고, 우리가 서로 어디에 서 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이 시한을 ‘연말’로 잡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시한을 ‘연말’로 정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비핵화 대화는 당분간 대화의 문을 열어둔 채 ‘현상 유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빅딜’ 원칙을 당장 철회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를 하는 내내 “(북한의) 핵실험·미사일이 없었다”는 사실을 치적으로 내세운 만큼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실험 재개 카드로 압박 수위를 높일 경우 북미 협상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이 비핵화 대화 장기전에 대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분간 미국이 제재 유지를 이어가면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 우방국과의 관계 속에서 자력갱생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4일 “미국이 제재 해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다른 행동조치로 저들의 적대시정책 철회 의지와 관계개선 의지, 비핵화 의지를 증명해 보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고 밝혔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