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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중>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자전거·트램·태양광 활성화 40년… 독일 환경수도 자리매김

  • 박태우 기자
  •  |   입력 : 2019-08-04 19:05:0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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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20만 명 불과한 소도시
- 1970년대 원전건설 폐기 후
- 도심 차량 시속 30㎞로 제한
- 트램마다 자전거주차장 조성
- 건물 상당수 태양광 설비 갖춰

- 호텔 빼곤 에어컨 설치 자제
- 실개천 늘려 도시 온도 낮춰

- 친환경 에너지 발전 설비 80%
- 주민 소유로 소득 증대도 한몫

“독일에는 프라이부르크에 사는 사람과 다른 곳에 사는 사람으로 나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클라우스 폰 찬 환경보호국장이 프라이부르크시의 환경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강조한 말이다. 프라이부르크. 독일 남서부지역에 있는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다. 그런데 명성은 세계적이다. 이른바 ‘독일의 환경 수도’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중심가를 자전거를 탄 시민과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뒤로 트램(지상 전차)이 보인다. 시내 중심가에는 자동차 진입이 금지돼 있다.
■생활 속에 스며든 ‘친환경’

1970년 초 프라이부르크 시민은 강력한 탈원전 반대 시위를 벌였다. 주 정부가 시에서 30㎞가량 떨어진 곳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한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프라이부르크 시민의 강력한 반대에 원전 건설 계획은 1975년 완전히 철회됐다. ‘녹색 도시’ 프라이부르크가 시작된 셈이다.

   
프라이부르크 도심 곳곳에 설치된 에너지 계기판. 자전거 이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감소 수치 등 친환경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프라이부르크시와 주민은 40년 이상 일관되게 ‘환경 보호’와 ‘경제 개발’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정면으로 대응했고, ‘친환경=경제 성장’이라는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유럽 일대에 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지난달 초 프라이부르크시를 찾았다. 도착과 동시에 곳곳에서 친환경 도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도로 곳곳에 자전거가 빼곡했다. 그리고 프라이부르크시의 명물인 트램(지상 전차) 노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그런데 시내 중심가로 들어갈수록 차량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폰 찬 국장은 “자전거 도로를 계속 넓히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반면, 자동차 이용은 어렵게 했다. 도심 진입을 금지하고, 속도도 제한했다. 독일의 차량 제한 속도는 시속 50㎞이지만, 프라이부르크는 시속 30㎞로 더 강화했다”고 말했다.

프라이부르크시는 또 자전거 이용 촉진을 위해 자동차 주차장을 없애 자전거 주차장을 조성했고, 자동차 도로의 대부분을 일방통행으로 변경해 차량 운전자가 우회해서 이동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 프라이부르크시의 자동차 소유율은 2017년 기준 100명당 33대에 불과하다. 트램 활성화도 프라이부르크시의 대표적 친환경 정책이다. 특히 트램 역마다 자전거 주차장을 만들어 자전거와 트램의 연계율을 높였다.

시내 곳곳에 태양광 에너지 설비를 갖춘 건물이 눈에 띄었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프라이부르크시 신청사도 건물 외벽 전체에 태양광 설비가 설치됐다. 폰 찬 국장은 “신청사는 ‘플러스 에너지 하우스(연간 사용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물)’다”고 소개했다. 프라이부르크에는 플러스 하우스 형태의 건물이 100여 개 있고, 사용에너지와 생산에너지가 같은 건물인 ‘패시브 하우스’는 이보다 훨씬 많다고 폰 찬 국장은 설명했다.

호텔을 제외하면 에어컨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도 프라이부르크의 특징이다. 건물 내부를 열효율이 높도록 설계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인데 크게 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또 도심 구석구석에 흐르는 작은 실개천인 ‘베히레(Bachle)’는 관광 명물인 동시에 천연 에어컨 역할을 한다고 했다.

■지속적 친환경, 경제 성장으로 연결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생산하는 에너지가 많은 ‘플러스 하우스’로 건설된 친환경 프라이부르크시청 신청사. 박태우 기자
프라이부르크시가 40년간 강력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일까. 폰 찬 국장은 자발적인 시민 참여를 꼽았다. 이를 위해 친환경이 삶의 질 향상과 소득 증대로 연결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부르크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도심에 충분한 녹지를 조성했고,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바꿨다. 이는 시민의 쾌적한 생활 공간으로 이어졌다. 또 태양광 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시설로 발생하는 소득이 모두 시민에게 돌아가도록 했다. 프라이부르크시 친환경 에너지 발전 시설의 80% 이상이 개인 소유다.

폰 찬 국장은 “프라이부르크에서 최근 가장 비싼 지붕은 태양광 시설이 없는 지붕이다.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면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민은 쓰고 남는 에너지를 팔아 소득도 늘린다. 과거와 비교해 설치 비용도 굉장히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친환경 정책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상당하다. 환경 연구기관 등 관련 직업 종사자가 프라이부르크시 전체의 20%를 넘는다.

폰 찬 국장은 “시와 시민이 실현한 것을 보여주는데 교육과 홍보를 많이 한다. 그래서 시민은 ‘이것이 우리(프라이부르크)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박태우 기자

※ 본 기획취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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