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영민, 운영위서 “문제 없다”
- 연일 핵심인사들 거론엔 부담
- “향후 제기 의혹엔 내부 조사”
- 문 대통령 메시지 낼지 관심

청와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및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혹 확산과 함께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도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김 전 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에 대해 “김 전 시장의 경우에는 청와대의 조사 대상이 아니어서 그대로 이첩했다”며 정상적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 전 시장 관련 첩보가 민정비서관실에 접수된 뒤 반부패비서관실을 거쳐 경찰로 이첩된 것은 정상적 절차였고, 노 실장의 발언으로 어느 정도 해명이 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감찰 무마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검찰의 수사 흐름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유 전 부시장의 개인 비위, 청와대의 감찰무마 의혹, 유 전 부시장의 자리 이동 논란 등을 부각시키며 이 과정에 친문 인사들이 개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여기에 ‘친문 무죄, 반문 유죄’라는 기존 주장을 내세우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반대 논리에도 이를 적용시키는 분위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유재수 건 등은 결국 공수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청와대 내부 일각에서는 최근 검찰 수사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과 함께 보다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자꾸 오르내리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경우 최근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이번 의혹이 불거진 것이 향후 행보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현재까지 제기되는 의혹들은 충분히 해명이 가능한 원론적 수준”이라며 “앞으로 제기되는 의혹들과 관련해서도 내부에서 진상을 확인해 필요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라는 국내 최대의 외교행사를 치른 뒤 하루 휴가를 내고 휴식을 취한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수석보좌관회의와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등 국정에 복귀한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련 의혹확산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낼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