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품 받은 여러 명 조사 진행 중
- 특정 후보 위한 행동으로 판단
- 제3자 기부행위 위반 혐의 적용
- 사실일 땐 거센 후폭풍 불가피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4·15총선에서 불법으로 휴대전화 번호가 거래된 정황을 확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이다. 사실로 밝혀지면 선거 때마다 설로만 떠돌던 불법 휴대전화 번호 거래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시 선관위는 28일 A지역에서 주민이 보유하고 있던 휴대전화 번호를 넘기는 대가로 금품이 전달됐다는 제보가 있어 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국제신문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선관위에 전달된 제보 내용은 A지역에서 휴대전화 번호 한 건당 1만5000원 씩, 10건에 15만 원이 현금으로 휴대전화 번호 제공자에게 건네졌다는 내용이다. 금품을 전달한 인사는 지역 주민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모임을 찾아가 휴대전화 번호 전달을 권유하고, 확보되면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선관위는 이와 관련, 금품을 받은 지역 주민 여러 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A지역에서 휴대전화 번호 불법 거래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시 선관위는 이 같은 불법 행위가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시 선관위 관계자는 ‘불법으로 거래된 휴대전화 번호가 특정 후보에게 전달됐느냐’는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금품을 제공한 인사가 특정 정당 당원이냐’는 질문에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휴대전화 번호를 건네받고 금품을 제공한 인사에게 선거법상 제3자 기부행위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이 조항은 누구든지 후보자를 위해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휴대전화 번호의 불법 거래가 특정 후보자를 위해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있는 것이다.
그동안 선거철 ‘휴대전화 문자 공해’로 후보자 측의 개인 정보 입수 경위에 대해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선관위나 각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유권자 전화번호를 후보자에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거법은 선거문자를 발송하는 선거사무소의 전화번호는 선관위에 등록하도록 한다. 반면 문자를 발송받을 전화번호와 관련해서는 입수방법이나 등록여부 등에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각 후보자가 알아서 입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거캠프가 전화번호를 입수하는 과정에 불법이 이뤄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설이 많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선거운동의 제한으로 휴대전화 문자 등을 통한 비대면 선거 운동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선관위 조사에서 휴대전화 번호 거래의 실체가 드러나면 거센 총선 후폭풍이 지역 사회를 강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