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당 “성추행 의혹 철저 규명”
- 민주당 “별도 조사 필요치 않아”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들의 반대로 부산시의회 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진상조사특위 구성이 무산됐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여당 시의원들이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부산시의회 윤지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 제285회 임시회 3차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시의회 차원의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애초 일정에는 없었으나 통합당의 요구로 이날 급하게 이뤄졌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권력형 성추행”이라며 “사건의 발생 경위부터 처리 과정까지 모든 게 불투명하고 의혹 투성이인 채 철저하게 은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련의 과정과 의혹에 대해 시의회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의회의 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의회 김삼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특위 구성과 관련, “오 전 시장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이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면서 특위 구성에 반대했다. 경찰 수사는 범죄 혐의를 밝혀 당사자를 처벌하는 과정이다. 시의회 차원의 조사는 사태 발생의 본질을 파악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검찰 수사와 별도로 국회 국정조사가 이뤄지는 것도 ‘사법부의 수사’와 ‘입법부의 조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의회 여당 원내대표가 수사당국과 의회의 역할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박인영 의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의회 차원에서 별도의 조사를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반대하면 시의회내 진상조사특위 발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위 구성을 위해서는 10명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통합당 시의원은 5명에 불과하다. 통합당 소속 김진홍 부의장은 “진상조사특위는 여야를 떠나 의회 본연의 견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다. 여당도 특위 구성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