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사진)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탈북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정부는 즉각 대북전단은 접경지역 국민들의 생명에 위험을 초래한다면서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 들어 김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번의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렸지만, 이번에는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게재돼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접경지역에서의 긴장 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입법 추진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문제가 논란이 되면 국회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남측 주민 보호’ 명분으로 경찰력을 동원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실제 2014년 10월 한 탈북단체가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북한이 고사총을 발사하고 이에 군이 응사하는 사례도 있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삐라(대북전단) 살포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라며 “안보에 위해를 가져오는 행위에는 정부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청와대는 4·27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꽃제비 출신이자 ‘목발 탈북’으로 잘 알려진 미래통합당 지성호 의원은 국회에서 외신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 주민의 알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면서 “북한 정권에만 초점을 맞춘 대북정책은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