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측 어업지도선 공무원을 잔인하게 처형하면서 남북관계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국민 정서를 거스르고 민간인을 사살한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국제시회에서 인명을 경시하는 실체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의 냉전 상태’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문재인 정부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며 코로나19와 태풍 피해 속에서도 남측의 지원을 외면하고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고수 중이다. 심지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한국 국민의 세금으로 건설한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22일(미국 현지시간)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한반도 종전선언’ 구상도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최소한 북측이 남측 공무원 사살에 대한 사과와 처벌이 없이는 그 어떤 해결책도 무의미하고 장기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외신들도 실종된 남측 공무원을 북한이 사살하고 불태운 행위를 신속하게 다뤘다. AP는 “북미 핵협상 교착과 남북 교류 프로그램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남북의 불편한 관계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