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 차원 무조건적 사격 추정
- 20㎞나 떨어진 北 해안선까지
- 장비 없이 월북시도 이해 안돼
- 우리군, 무조처 부적절 논란에
- “첩보자산 드러날까 우려” 해명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있다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 씨가 북한군에 의해 잔인하게 처형되면서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한 것이 맞는지, 북측이 과거 사건과 달리 현장에서 사살한 배경과 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두고 의문이 꼬리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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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후 북측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4일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1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탑승해 기진맥진’한 남측 공무원을 배에 태우지도 않은 채 북으로 끌고 가, 진술을 들은 후 그 자리에서 사격을 가했다. 사살 후에는 방독면에 방화복을 입은 군인이 기름까지 부어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해상에 들어간 남측 공무원을 사람이 아닌,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하듯 다룬 셈이다. 북한 국경지대에서는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무조건적 사격을 가하는 반인륜적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재월북한 개성 출신 탈북민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의심된다며 사전에 이를 파악하지 못한 전방 군부대 간부들을 처벌한 사건이 군의 코로나 강경 대응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자녀가 있는 평범한 가장인 A 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이 맞느냐를 두고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북방한계선에서 10여㎞, 북한 해안까지는 20여㎞나 떨어진 해상에서 그것도 10여 명의 동료와 함께 공무를 수행하던 중 별다른 장비도 없이 월북을 시도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군 당국은 A 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로 부유물에 올라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점, 어업지도선에 본인 신발을 벗어두고 간 점, 북측에서 발견 당시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근거로 A 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A 씨 친형이라는 사람은 페이스북에 “월북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실종돼 해상 표류시간이 30시간 이상 추정되는데 헤엄쳐 갔다는 것인가”라며 제대로 된 설명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우리 군이 A 씨가 북측 해역에서 북측 선박에 발견된 정황을 확인했음에도 이후 피격까지 약 5~6시간 동안 북측에 남측 인원임을 알리는 등 어떤 조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군이 총격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후에도 북측에 즉시 대응하지 않은 데 대해 “첩보 수준으로 행위를 하기는 제한적이었다”며 “우리 자체적으로 첩보를 계속 확인하는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우리 측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 염려된 측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