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개발·기업 지원 수도권 집중
- 지역인구 유출 등 국가발전 위기
- 메가시티 구축해 일극체제 극복
- 미래형 공유대학 등 교육 강화로
- 인재 직접 양성 체계 구축 필요
- 행정구역 통합 공감대 형성 중요
‘반도체 인재를 구하려면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 지난해 초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입지로 경북 구미시 대신 경기 용인시를 선택하면서 내놓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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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경남지사가 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동남권 메가시티의 구상 배경과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경남도 제공 |
이를 계기로 김경수 경남지사는 ‘왜 구미시는 안되는가?’는 화두와 함께 국가균형발전 해법에 천착했다. 1년 남짓 균형발전의 이상과 현실을 저울질하던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포럼에서 ‘수도권 중력’ ‘수도권 블랙홀’ ‘분산을 위한 집중’ 등을 강조하며, 수도권에 맞설 동남권 메가시티의 기치를 들었다. 계속되는 김 지사의 구상과 제안에 정부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김 지사를 경남도청 집무실에서 만나 이와 관련한 견해를 직접 들어봤다.
-‘동남권 메가시티’를 구상하고 제안한 배경은.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동남권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발전축으로 구축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돈과 사람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한 해 경남 청년인구 1만2000여 명이 순유출되고 있는데 그중 84%가 수도권으로 가고 있다. 전국의 연구개발비 60%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100억 이상 투자받는 스타트업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있다. 그렇게 모여서 과연 수도권 국민 삶의 질은 나아지고 있는가. 지난해를 기준으로 합계출산율 전국 평균이 0.92명인데, 서울은 전국 최저인 0.72명이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다. 수도권 블랙홀 현상은 단순히 지역의 위기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대한민국의 위기다.
그러나 동남권 인구 800만과 대구·경북의 인구를 합해 영남권에서 1300만 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메가시티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면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동남권이 또 하나의 대한민국 발전축이 될 수 있다.
-지역 주도의 균형발전 추진이 필요한 이유는.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지역균형발전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과거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나 혁신도시 건설 등 균형발전을 중앙정부가 주도했다면, 이제는 지방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도 지방정부가 제안한 긴급재난지원금이 국가정책으로 실현되었듯 균형발전에서도 지방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동력이 커진다.
문 대통령은 ‘지역균형 뉴딜’이 지역 주도성을 살려 창의적 발전모델을 창출할 수 있고, 지방정부 간 초광역권 협력도 좋은 방안이라 말했다. 기존 국가균형발전과도 연계해 균형발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고, 국가발전의 축을 지역중심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의 구체적인 내용은.
▶‘동남권 메가시티’의 핵심전략 첫 번째는 생활권·경제권 중심으로 유연하게 묶는 권역별 광역 대중교통망 구축이다. 수도권 광역철도망을 정부가 건설한 것처럼 지역의 기본적인 철도망에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지역에서 직접 양성하는 인재혁신이다. 부울경이 공동으로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지식경쟁력을 강화해 신산업 창출과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서울대와 지역 국립대간 지역특화 산업 중심의 공동학위제를 추진하는 등 미래형 공유대학 구축이 필요하다.
경남도는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지역공동체가 함께 길러내 지역발전의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경상남도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에 국비 300억 원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혁신 플랫폼 사업은 지역 주도로 지역 산업발전·인재양성 등의 혁신체제를 개편하는 첫 시도이며, 지역공동체가 한 곳에 모여 산업과 연계된 교육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인재양성에 그치지 않고 경남발전의 선순환체계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 결국 행정구역 통합까지 구상하고 있는 것인지.
▶경남과 부산은 먼저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행정구역 통합은 시대적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갈수록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규모 지방정부로는 수도권의 블랙홀을 막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설명하며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경남과 부산 외에도 현재 대구와 경북, 광주와 전남이 통합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21대 국회에 제출돼 있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면 우선 추진이 필요한 권역별, 분야별 사무에 대해 협력하는 특별자치단체 연합 구성이 가능하다. 그런 특별자치단체의 연합을 통해 공감대를 쌓아나가면서 장기적으로 행정 통합으로 이어나가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향후 계획은.
▶동남권은 과거부터 지속해서 상생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제는 분야별 협력단계를 넘어 경제·사회·문화 등에 걸쳐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협력을 강화하려 한다.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하여 부산 울산과 ‘동남권 상생발전협의회’를 운영 중이며 ‘동남권 발전계획 수립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공동연구를 통해 동남권 발전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분야별 발전계획과 대형프로젝트를 실행할 계획이다.
이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