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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4> 하나의 경제체제로

블록체인 지역화폐로 PK경제권 통합 … 광역연합 동력 기대

  • 김화영 박지현 배지열 기자
  •  |   입력 : 2020-10-20 20:20:2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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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울경 GRDP, 수도권 4분의 1
- 제조업 기반 3곳 모두 생존 위협
- 행정 넘어선 체계적 유기체 필요

- 북항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해
- 울산·경남까지 물류기반 확대
- DID 기술 접목한 공동화폐 추진
- 실생활 범위 확장해 통합 견인
- 광역단위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 지역 간 시너지 창출도 기대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과 비교하면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의 경제 규모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제2의 도시 부산과 산업도시 울산이 있음에도 동남권의 지역내총생산(GRDP·2018년 기준)은 수도권 984조6300억 원의 4분의 1 수준인 275조8900억 원에 불과하다.

경기 불황 장기화와 코로나19 여파로 부산 울산 경남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올해 3분기 청년(15~29세) 실업률이 나란히 1, 2, 3 위에 오르는 ‘치욕’(국제신문 19일자 1면 보도)을 겪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을 하나로 묶는 공동경제권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또 지속가능한 부울경 광역연합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포인트다.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를 통해 하나의 경제권을 이루는 한편 각 지역 특화 산업과 인력의 유기적인 협력과 분업화로 시장 확대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부울경을 통합한 광역관광 체제를 통해 수도권과 제주도에 대항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부울경 경제를 하나의 유기체로

부울경은 행정구역상 3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지만, 실제로는 경제적으로 이미 협력하는 관계다. 대형 조선소는 울산과 경남에 있고,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부산에서 부품을 배송한다. 대형 완성차 공장이 있는 울산은 지역적으로 가까운 부산 기장군과 경남 등지에서 집적한 자동차부품 생산 기업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울경 광역연합이 출범한다면 행정적인 의미를 넘어 지금보다 조밀하고 체계적인 경제적 유기체가 탄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정주 여건이 발달한 부산을 중심으로 금융과 연구·개발(R&D) 분야를 발전시키면 낙수효과를 통한 동남권 발전이 가능하다. 특히 북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추진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울산과 경남까지 확장된다. 인접한 지역의 이점을 활용해 인력과 물자도 더욱 활발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지난 8월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토 다극화 구상과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 방향’ 대토론회에서는 현재 동남권에서 생산되는 중간재의 자체 소비율이 50%에 이른다는 발표가 나올 정도여서 부울경은 거대한 산업 공동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비스텝) 김병진 원장은 “각 지자체가 이전까지 소재를 둔 기업에 지역 정착이나 고용 관련 지원금을 주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이들이 활동할 시장을 마련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지역에서 일차적으로 성장하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대기업으로 커나가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지역화폐로 공동경제권

블록체인 기반 공동화폐가 부울경에서 통용되면 광역연합은 더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시 지역화폐인 동백전처럼 시스템 운영자가 모든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라, 부울경의 모든 주민이 자신의 정보에 관한 통제권을 스스로 가질 수 있도록 전자화폐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핵심기술인 ‘DID(Decentralized Identifier)’를 화폐에 이식시킨 것이다. 내 정보를 특정기업에 넘기지 않고, ‘개인인증 키’를 생성 받아 전자화폐나 전자신분증 등에 관한 정보를 이용자 본인이 관리하고 증명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김석환 원장은 “동백전 같은 지역화폐는 선순환 구조를 내기 어렵다.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를 개발해 부산은 물론 경남 울산에서 함께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부울경을 실질적으로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나 자치단체가 행정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 참여를 촉구하는 위에서 아래로의 톱다운(Top-Down) 방식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화폐를 통용하며 하나 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의 광역통합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 원장은 “현재 부산시와 경남도 등이 ‘디지털 신원증명’ 실행을 위한 실증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 신분증 등을 하나만 발급하면, 부울경 어디서든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어렵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은 부울경 통합을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양·자연·산업 어우러진 광역관광

부울경 광역연합은 부산을 남부권 관광 거점도시로 삼은 정부의 국제관광도시 정책의 성공과도 직결돼 있다. 현재 수도권 일변도의 관광 시장을 다변화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부산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부울경을 하나의 광역관광권으로 통합해 경쟁력을 높이고 지금까지 부족했던 체류형 관광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동의대 윤태환(호텔컨벤션경영학) 교수는 “현재 관광시장은 개별자유여행객(FIT)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행정 단위를 주축으로 한 관광은 단체관광 시대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FIT 시대에는 한계가 있다. 광역 차원의 관광 루트와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 관광의 틀을 광역적 관점에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울경 3개 시·도는 광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동남권관광협의회의 산하 조직인 동남권 광역관광본부를 설립했다. 본부는 2년마다 바뀌는 협의회 간사 도시에 설치하고 본부장 외에 시·도별로 공무원 1명을 파견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2029년까지 약 10년을 사업 기간으로 3개 시도를 연결하는 광역관광체계 활성화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 ‘동남권 광역관광 활성화 방안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윤 교수는 “광역 관광권은 부산의 도시와 해양, 경남의 축제와 자연, 울산의 산업 관광 등 각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면서 “동남권 광역 관광권 구축의 선결조건은 광역 교통체계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김화영 박지현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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