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박하나” 당내 불만 목소리
- 박인영 응원, 변성완은 견제
- 다른 후보군도 반응 엇갈려
김영춘(사진) 국회사무총장이 ‘민주당의 가덕특별법 2월 처리 약속’을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의 조건으로 걸었다. 여당에 불리한 보선 구도를 바꿔놓을 카드를 쥐겠다는 포석과 함께 본선 후보 선출 경쟁에서 사실상 ‘추대’를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사무총장은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2월 처리 약속을 확실히 해주면 당락 가능성과 상관없이 무조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공항을 확실히 추진하지 않는다면) 선거에 나가서 시민에게 이렇게 노력했으니 한 번 더 지지해 지역을 일굴 기회를 달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며 “약속이 잘 안 되면 출마를 안 할 생각도 있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9년 전 부산에 귀향했을 때 부산의 발전,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떤 십자가라도 지겠다는 마음이었다”며 “이번 일도 그런 맥락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이 가덕특별법 처리에 여당의 담보를 요구한 것은 판세를 반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카드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건설에 대한 결기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당 일각에서 거론되는 ‘경선론’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오거돈 씨 때문에 생긴 보선이고 (민주당이) 후보를 안 낸다고 하다가 또 내기로 한 마당에 너희들끼리 서로 하겠다고 싸우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여론도 있다”며 경선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 사무총장의 요구에 대해 “당 대표가 이미 2월 처리를 약속했다. 김 사무총장의 발언은 결의를 보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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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온택트 정책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김 사무총장이 본선은 물론 예선에 대비해 당을 압박한다는 불쾌감도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당을 협박하는 거냐”며 “출마는 자신이 하는 것인데 언론을 통해 당을 압박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사도 “당에서 김 사무총장에게 출마하라고 떠밀지 않았다. 출마의 조건으로 당에 부담을 지우려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김 사무총장의 승부수에 다른 후보군의 반응은 묘하게 갈렸다.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은 “김 총장이 당을 향해 최후의, 최고의 카드를 던졌다고 생각한다”고 힘을 실었다. 반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김 사무총장이 가덕신공항에 대한 결의를 보여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가덕신공항 외에 부산의 다른 현안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견제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