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도 지키며 후회 없이 싸워야
| |  |
| 김영춘(왼쪽), 박형준 |
“정치경력, 고위직 경험담을 스스로 영웅시하는 모습에 실망했습니다.” 박인영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지난 2일 낸 입장문의 한 토막입니다. 하루 전날 진행된 당내 국민면접에서 “국민의힘에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고 인물 경쟁, 공약 경쟁하자는 것은 안 된다”며 김영춘 예비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던 박 후보가 자신의 분명한 뜻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입니다. 김 후보는 3선 국회의원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입니다. 박 후보는 구의원(3선)을 거쳐 2018년 시의원으로 입성해 최연소 의장을 지냈습니다. 나이로는 김 후보가 1962년생, 박 후보가 1977년생으로 열다섯 살 차이입니다. 박 후보는 그의 표현대로 김 후보의 까마득한 지역 정치 후배입니다. 박 후보는 그러나 “이 시간부터 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의 당당한 경쟁자로 서겠다”고 했습니다. 박 후보는 “‘나는, 내가’만 외치는 후보로는 안된다. 시민과 문재인 정부가 힘겹게 만들어낸 성과를 자신만의 성과로 주장하면 당원들은 들러리가 된다. ‘우리는, 우리가’로 싸워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김 후보는 다소 도발적이기까지 해 보이는 박 후보의 이같은 공격에 정면 대응을 피했습니다. 모르긴 해도 꽤나 아팠을듯 합니다.
앞서 김 후보는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와 잇따라 공방을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선거 여론조사 지지율 여야 각 1위인 두 후보는 고려대 선후배(박 후보가 3년 선배) 사이로 같은 학생운동권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자취방도 물려줬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각별한 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 후보는 선거전에 뛰어들자마자 박 후보의 1호 공약인 ‘어반루프’를 두고 “실현가능성 없는 한심한 공약”이라고 공격하고 나왔습니다. 박 후보는 예상 못 한 일격에 자신과 같은 동네(동구 초량동) 출신인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을 언급하며 강하게 응수했습니다. “무식한 자신을 되돌아보라”고 한 겁니다. 두 사람은 ‘행정 경험’을 놓고도 한 차례 더 공방을 벌였습니다.
국민의힘 이언주 이진복 후보도 같은 당의 박 후보를 집중 견제하고 있는데 이들 세 사람도 이런저런 인연으로 얽혀 있다고 합니다. 여야 전체 적합도 조사에서 30%를 넘나드는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후보는 여러 후보로부터 동시에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박 후보는 측근들에게 “아무리 선거지만 너무한 거 아니냐”고 하소연할 정도라고 합니다.
굳이 “선거는 오직 1등만 살아남는다는 점에서 전쟁과 같다”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선거전에서 개인적인 인연은 잠시 접어둬야 할 듯합니다. 물론 비판과 견제에도 금도는 있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최정현 부국장 겸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