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협의체를 구성, 사법처리 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 배제돼 수사 이후 기소, 공소유지 단계에서 연속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보완한 조치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검경 수사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관련 수사를 전담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국수본과 대검찰청 간 협의체를 꾸리기로 했다. 검경 협의체를 통해 수사 진행 상황과 주요 쟁점 등을 수시로 공유, 초기 수사부터 영장 청구, 기소, 공소유지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수본 수사국과 대검 형사부, 시·도 경찰청과 지방검찰청, 사건 수사팀과 관할 지청 등 대응 기관별로 핫라인을 구축, 수시로 공조 회의를 열어 상황에 신속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수사가 경찰 주도하에 이뤄지는 만큼 수사권 조정 원칙에 따라 특수본이 아닌 정부 합동조사단에 부동산 수사 전문 검사 1명을 파견, 전수조사 과정에서 법률 지원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특수본을 국수본, 시·도경찰청,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인력 등 770명 규모로 하고, 검찰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는 신도시 투기 제보도 특수본이 관리하게 할 계획이다.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위법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면서 “검경수사 협력의 첫 사례인 만큼, 검경이 힘을 하나로 모아 LH 비리를 뿌리 뽑아 국민에게 티끌만한 의혹도 남기지 말라”며 검찰과 경찰 간 유기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