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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정권교체 사활 건 야당…‘마지막 역할론’ 김무성 등판할까

국민의힘 차기 당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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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선 뒤 치러질 국민의힘 전대
- 金 ‘2선 지원’만 자처하지만
- 자의반 타의반 당권 출마 전망

- 金 “제3지대론은 곧 보수 분열
- 안철수 등 껴안고 가야 옳다”
- 安 저격하는 김종인 맹비난
- “개인감정으로 대사 망치려 해
- 野 잠룡 낮은 존재감도 그 탓”

- “권력은 뱃속에 ‘불’이 있어야
- 윤석열은 그것이 있는 사람”

국민의힘 차기 당권경쟁이 물밑에서 달아오르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임기를 4·7 재보궐선거까지로 못 박은 상태다. 따라서 선거가 끝나면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시점은 5월 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 당 대표에게 부여될 역할은 막중하다. 재보선 이후 몰아칠 야권 재편에 대응하면서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 내년 지방선거 공천도 주도하게 된다. 정권교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서 당을 구해낼 역량을 가진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차기 당권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주변에서 정권 창출을 위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권유가 많지만 제1선에 나서면 안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김종인 vs 김무성, 4월 보선 후 당 주도권 경쟁?

일부 중진의원이 일찌감치 당권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김종인 비대위원장 추대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4월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 중도 성향과 일부 초재선 의원이 중심이 돼 추대론을 공론화하고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호남과 중도 및 젊은 층으로의 당 외연 확장을 통해 정권을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김종인 카드’가 유용하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 자신은 “더 이상 안 한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당권에 대한 미련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4월 재보선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김종인 추대론’은 아직 살아 있는 카드라는 게 당 내부의 인식이다.

현시점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의 최대 변수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다. 김 전 대표는 국회의원 6선의 관록을 갖춘 데다 1992년 대선 이후 6차례의 대선에서 여러 차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정치력은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대선을 책임져야 할 차기 당권에는 김 전 대표가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당 내에서 김 전 대표만 한 리더십을 찾기도 쉽지 않다. 한 중진의원은 “김 전 대표 주변에서 ‘우리 당에 대선을 끌어나갈 만한, 그리고 모두가 승복할 만한 경선판을 만들고 리드할 사람이 누가 있나. 정권 교체를 이루고 난 후에 정계를 은퇴하라. 그것이 마지막 남은 역할이자 임무’라고 강요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그러나 당권 도전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부터 친다. 1선에 나설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김 전 대표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적 위세도 여전하다. 전·현직 의원 60명이 참여하는 마포포럼은 서울·부산시장 후보와 대권 예비주자를 잇달아 초청해 토론의 장을 만들면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만약 스스로 나서지 않을 경우 누군가를 지원할 것이란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본인은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주변에서 많이 흔들고 있다. 처음에는 아예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더라. 하지만 주변에서 정권 교체라는 ‘마지막 역할론’으로 끝까지 설득하고 있다. 4월 7일 이후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특히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김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한 수도권 의원은 “과거로 회귀하는 인상을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어쨌든 김 비대위원장과 김 전 대표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김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이 단일화의 걸림돌이 됐다면서 사퇴를 촉구하는 등 ‘내전’은 시작됐고, 당권 경쟁 과정과 향후 ‘킹 메이커’ 구상을 놓고도 어떤 식으로든 ‘김-김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음은 김무성 전 대표와 일문일답. 지난 17일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의 속내를 들어봤다.

-정권 교체가 마지막 목표라 했는데, ‘킹 메이커’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권유가 많은 것으로 안다.

   
김무성(왼쪽부터) 전 대표와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지난 18일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에게 단일화 합의를 촉구하는 모습. 김정록 기자
▶나는 이미 마음을 완전히 비운 사람이다. 나뿐만 아니라 마포포럼 회원 전체의 기본정신과 철학은 ‘비움’이다. 회의 때마다 우리는 절대 1선에 나서면 안 되고, 2선에서 당을 후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얘기해 왔다. 그런데도 당내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느냐. ‘자기들이 뭔 데 대권주자와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부르고 하느냐’고 비판하더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안 대표는 한국 정치에서 중도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대선 가도에서 우파가 반드시 껴안아야 할 사람이다. 그런 안 대표가 내년 대선 출마를 결심하면 우파의 대권 승리에 결정적인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안 대표는 독자 출마할 경우 우리 당 후보를 떨어뜨릴 힘은 가지고 있다. 안 대표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적극 권유했는데, 우파 전체의 대권전략으로 볼 때 대권가도의 큰 장애물을 하나 뛰어넘는 일이었다. 분란을 예방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이 야권후보 단일화에 참여하겠다고 했고, 나는 ‘유리그릇’ 다루듯이 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가 혹시라도 단일화 국면에서 이탈할까 싶어 애써 붙잡고 있는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틈만 나면 안 후보를 비방하고, 어떤 사람은 안철수 편을 든다고 나를 비판하더라. 한마디로 수준 낮은 사람이다. 우리는 누구를 지원한 것이 아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해왔을 뿐이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하지 않나. 선거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정치공학이라고 욕을 먹더라도 이기는 길을 우리가 열겠다는 것이었다.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볼 때 이념이 같은 사람끼리 분열하면 지는데 당연히 합쳐야 한다. 후보 단일화는 바꿔 말하면 통합이다. 통합은 마음을 비운 사람끼리 할 수 있고, 그렇게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 마포포럼의 목적이다. 노태우 이후 집권 세력은 전부 연대 세력이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안 후보를 저격해왔는데, 왜 저런다고 보나.

▶소아병적이다. 안 후보 개인에 대한 감정으로 대사를 그르치려 하고 있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하면 잘 생각했다고 하든지, 정 마음에 들지 않으면 최소한 말을 하지 않든지. 하지만 김 위원장은 우파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겠다는 안 후보를 격려하고 치하하지는 못할망정 이성을 잃고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어왔다. 국민이 볼 때 ‘저것들이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면서 짜증 내지 않겠느냐.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김 위원장을 당 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당의 많은 조직원이 지금 시점에서 김 위원장을 건드리면 선거를 앞두고 국민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참고 있을 뿐이라고 듣고 있다. 4월 선거 이후 추대론이 나오더라도 그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차기 당 대표는 당원들이 선택할 문제다. 나는 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혀왔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절대 안 된다.

-당내 대권주자들은 존재감이 없다.

▶비대위원장 잘못이다. 비대위원회 회의에 대권 예비주자들을 참석시키든지, 아니면 별도의 비공식회의체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대권주자들이 국민 앞에 데뷔할 기회를 줬어야 했다. 사람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전국을 다니면서 “우리 당에 사람이 없다”는 말로 우리 내부의 잠재후보를 비하하고, 그러니 ‘엑스맨’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냐. 기가 막힐 일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데, 국민의 힘과 융화가 되겠느냐.

▶앞으로 우파 진영에서 제일 경계해야 할 부분이 제3 지대론이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 등이 중심이 되는 신당을 창당하면 힘을 얻을 것’이라는 말에 동의할 국민이 80%는 될 것이다. 직접 선거판에서 뛰어보지 않은 국민이 선호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제3 지대론은 곧 분열이다. 제3 지대가 부각되고 국민의힘이 소멸된다면 몰라도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결국 자신들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국민의힘을 떨어뜨릴 힘을 갖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길로 가면 안 된다. 국민의힘과 손잡고 하나로 되면서 국민의힘은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당을 바꾸든지 당명을 바꾸든지 당의 얼굴을 바꾸든지 그런 식으로 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윤 전 총장도 국민의힘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들어가서 당을 접수하겠다’는 생각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윤 전 총장은 과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처럼 의지가 약해 보이지는 않는다. 권력은 뱃속에 ‘불’이 있어야 한다. 윤석열은 그게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김경국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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