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과세율 내년 1월부터 인상
- 비주택담보대출에 LTV 규제
- 공직자 부당이득 최대 5배 환수
- LH 직원이 불법 땐 해임·파면
- 文 의지 ‘김상조 사태’에 퇴색
- 국민의 정책신뢰 회복 미지수
정부가 부동산 부패 발본색원을 위해 29일 범부처 차원의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직사회에 만연한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자 사실상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대책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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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 부인의 농지법 위반 고발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 등을 압수수색해 압수품을 옮기는 모습. 연합뉴스 |
하지만 부동산 규제를 주도해 온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마저 ‘전셋값 인상’ 파문으로 경질된 상황이어서 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국민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주택담보대출에 LTV 규제 신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일 참여연대 등이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을 폭로한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나온 종합 대책이다. 정부는 ‘예방-적발-처벌-환수’ 등 4대 부문에 걸쳐 20개 핵심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단기 보유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내년 1월 1일부터 올리기로 했다. 이는 투기적 토지 거래 유인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다. 단기 보유 토지를 양도할 경우 주택·입주권 등과 동일하게 높은 중과세율(+20%포인트)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1년 미만 보유 토지에 대한 양도세율은 현행 50%에서 70%로, 1년 이상 2년 미만은 40%에서 60%로 오른다. 비사업용 토지를 양도할 때 기본세율(6~45%)에 가산되는 중과세율도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인상된다.
가계의 비(非)주택담보대출에 대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도 신설된다. 투기성 자금이 토지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다. 모든 금융권이 대상이다. 규제 수준은 추후 확정된다. 홍 부총리는 “농·어업인과 자영업자 등의 토지·상가 담보대출 조달에 애로가 없도록 세부 시행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부동산 관련 업무 공직자 전원(공무원+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인사처에 재산을 등록하도록 했다. 지금은 4급 이상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이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토지개발·주택건설 관련 부처 및 공공기관, 지방 공기업의 모든 직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현재 23만 명 수준인 등록 대상 수는 30만 명 안팎으로 늘어난다.
이 밖에 정부는 ▷비농업인에 대한 예외적 농지소유 인정 사유 엄격히 제한 ▷부동산거래분석원 신속 출범 ▷부동산 투기 시 부당 이득의 최대 5배 환수 ▷LH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할 경우 해임·파면 ▷전국 43개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 설치 등을 추진한다.
■‘김상조 사태’ 성난 민심에 기름
정부가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내놨지만 국민 신뢰를 얻게 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김 전 실장을 둘러싼 전셋값 인상 논란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김 실장을 초고속 교체한 것 역시 김 전 실장을 감싸거나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4·7 재보선의 타격은 물론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마지막 국정과제로 내건 ‘부동산 적폐 청산’의 추진력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태로 민심 이반 현상이 가속화되고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김 실장의 전셋값 인상 논란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당장 야권에서는 정책 입안자들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재식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미꾸라지처럼 자신만 쏙 빠지고, 국민들은 법의 그물망에 내던진 신형 법꾸라지”라며 질타했다.
특히 이날은 문 대통령 주재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내놓는 ‘반부패정책협의회’가 예정돼 있는 날이어서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빛을 바랬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청와대는 투기사범을 발본색원하고 싶다면 굳이 먼데 가지 말고 등잔 밑부터 살펴보기 바란다”고 냉소했다.
정유선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