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모욕적 내용을 전단으로 배포한 30대 청년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통령으로서 모욕적인 표현을 감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 처벌의사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도 용인해왔다”며 “그렇지만 이 사안은 개인 혐오를 떠나 일본 극우 주간지 표현을 무차별 인용하는 등 국격과 국민의 명예, 남북관계 등에 미치는 해악을 고려하여 대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대변인은 “앞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거나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번 사건은 2019년 한 30대 남성이 국회 앞에서 문 대통령이 친일파 후손이라는 내용의 전단지를 돌려 고소당한 사건이다. ‘북조선의 개 한국 대통령 문재인의 새빨간 정체’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경찰은 이 문구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2일 김씨를 모욕죄 및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이를 두고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라면 누구든 국가정책·대통령·공직자 등에 대해 감시와 비판을 할 수 있고, 최고 권력자나 고위공직자 등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권력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모욕죄로 처벌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 그간 밝힌 국정철학과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전날 “독재국가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범죄일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라는 위치는 모욕죄가 성립되어선 안 되는 대상”이라며 문 대통령이 고소를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