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市·정치권 "국가사업
- 대통령이 해결 주체 돼야"

정부가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의 향방을 좌우할 ‘운명의 2주’를 맞았다. 보름 뒤 정부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를 방문해 엑스포 유치신청서를 제출한다. 그 때까지 민간 유치위원장을 뽑지 못하면 국제사회를 향한 ‘부산 각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재계 유력 인사가 쏙 빠진 ‘반쪽 유치 신청’이 된다. 정부와 시는 향후 2주, 특히 이번 주가 위원장 선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이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행정부 수장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엑스포 유치’는 명백한 국가 사업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정부와 5대 그룹 사장단 간 비공개 면담에서 엑스포 관련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 윤성혁 산업정책과장은 “부산 엑스포 유치와 관련한 지원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측에서는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과 문승욱 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다만 산업부는 유치위원장 선임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했는지, 기업 측 반응은 어땠는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와 재계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엑스포 현안을 논의하고, 주무 부처가 그 사실을 언론에 알린 것은 유치위원장 선임 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유치신청서 제출 시기가 임박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와 시의 파리 방문 일정은 오는 21~24일로 잠정 확정됐다. 유치신청서에 민간 유치위원장 이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임 여부에 따라 ‘유치 신청’ 자체가 갖는 파급력이나 글로벌 홍보 효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대통령이 난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통령이 기업 활동에 간섭하거나 영향을 미치면 자칫 ‘직권 남용’ 논란이 제기될 수 있지만, 국가 사업인 엑스포 유치 활동의 중요도와 시급성을 고려할 때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산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경제인들이 엑스포 유치위원장을 수락하도록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병길(부산 서·동) 의원은 최근 성명을 통해 “부산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 의원들도 청와대에 (유치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S.O.S를 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라며 대통령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 시장도 지난 4월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엑스포는 대통령의 프로젝트다. 국가사업이니 청와대에서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이병욱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