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의 남서부 끝자락에 위치한 휴양지 콘월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마주했다.
G7 정상회의 초청국 자격으로 전날 영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최한 초청국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정상회의 일정을 시작했다.
김 여사와 팔짱을 끼고서 카비스 베이 해변 가설무대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 및 부인 케리 존슨 여사와 차례로 팔꿈치 인사를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보건을 주제로 한 G7 정상회의 첫 번째 확대회의 세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G7 회원국과 한국을 포함한 4개 초청국 정상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유엔,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의 수장들도 대면 및 화상으로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백신의 공평한 접근 보장을 위해서는 백신 공급의 조속한 확대가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개도국 백신 지원을 위한 한국 정부의 계획을 소개했다.
선진국이 공여한 자금으로 개도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코백스 선구매공약매커니즘’(COVAX AMC)에 대해 올해 1억 달러를 공여하고, 내년에 1억 달러 상당의 현금이나 현물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다른 G7 국가들과도 백신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보건 분야에서의 디지털 기술접목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의 경험 및 성과를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 추세를 보여주듯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계속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확대회의장에서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오른쪽에, 바이든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왼쪽에 각각 자리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편안한 차림의 문 대통령은 ‘노마스크’로 밝은 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경우 두 번째 줄 가장 오른쪽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등 문 대통령과 거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한일 정상이 대화를 나누거나 인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또 이날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즐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만나 코로나19 대응 및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2019년 12월 EU 정상들이 취임한 뒤 처음 이뤄진 대면 회담이다. 앞서 양측은 작년 6월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제는 방역을 넘어 백신 접종 확대가 중요하다. 개발도상국에 원활하고 공평하게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백신 개발에 대한 유럽의 선도적 능력과 한국의 우수한 생산 능력의 결합해 백신 생산 거점을 확대해야 한다”며 “한국은 글로벌 백신 허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정상들과 한국은 국제사회 탄소중립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EU는 ‘유럽 그린 딜’과 ‘2030 디지털 목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U는 저탄소경제, 재생에너지에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수소차,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 배터리, 수소경제 분야가 강점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긴밀한 협력을 제안했다.
나아가 “한국과 EU는 서로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고, EU 정상들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EU 정상들의 올해 하반기 방한을 초청했고, EU 정상들은 사의와 함께 방한 의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3일 ‘열린사회와 경제’, ‘기후변화·환경’을 각각 주제로 한 확대회의 2세션과 3세션에 잇달아 참석한다.이영실 기자 sily198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