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컴퓨터 활용능력 최대 변수 전망
- ‘컴맹’ 고령층선 “퇴출될라” 비상
- 일각 “일률적 기준 맞는지 의문”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체제서 내년 지방선거 공천부터 도입될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이 물갈이 태풍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공약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놓고 구체적인 설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는 유능한 정당·노력하는 정당을 기치로 당이 공천하는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비슷한 자격을 요구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의 공천을 받으려면 기초적인 자료해석 능력, 표현 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독해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면서 “시험봐서 1등한 사람 공천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기초자격시험으로, 첫번째 시도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하면 노력해서 다시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등수를 매기는 시험이 아니라, 과락만 있는 기초자격시험을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이 중에서도 세대별로 확연히 갈리는 컴퓨터 활용능력이 공천 과정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공직후보자 자격시험과 관련한 국제신문의 질의에 “컴퓨터 활용 능력은 기존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 시험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은 당장 컴퓨터 자격증 시험부터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 고령의 ‘컴맹’ 후보자들은 몇개월내 컴퓨터 자격증 급수를 따내지 못하면 퇴출 위기에 몰린다. 컴퓨터 활용 능력이 없다고 선출직에서 배제돼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도 일고 있다.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김진홍(64·동구1) 원내대표는 13일 “시·구의원 구청장 등 선출직들은 모두 자격시험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지대하다”면서 “50, 60대들도 엑셀 PPT 등 기본 소양은 갖춰야 한다는 취지엔 공감한다. 다만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세대로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인데 컴퓨터 능력 같은 일률적인 잣대로 기준을 정하는 것이 맞나 하는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최도석(63·서구2) 부의장은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전세계적으로도 없는 자격시험을 도입한다는 것은 지방의원을 너무 경시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면서 “보다 근본적으로는 서류심사를 강화해 함량 미달의 후보를 걸러내고 국회의원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공천 제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서구의회 강석진(51) 의원은 “지난 12일 열린 당협위원회 간담회에서 이 부분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는데 세대별로 반응이 확연히 갈렸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고령층은 굉장히 큰 반감을 나타낸 반면, 젊은 세대들은 환호하는 분위기였다”면서 “딱 중간세대인 저로서도 컴퓨터 활용 면에서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0대 이상에서는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60대 구의원은 “할 말이 없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