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스킨십만으론 한계 직면
- 유권자 맞춤 의정 변화 불가피
능력주의·경쟁주의·미디어활용력을 내세운 국민의힘 ‘이준석 체제’의 등장은 ‘골목 정치의 퇴조’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네 정치’ ‘목욕탕 정치’는 그동안 PK정치권의 생존 방식이었다. 능력보다 ‘동네형 의정’이 오래간다는 공식이 성립됐다. 부지런히 지역구를 누비고, 주민 민원을 해결하는 것을 선수를 쌓는 비결로 인식했다. 이는 지방의원과 국회의원의 역할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고, 중앙 무대에서 PK정치력 약화로 이어졌다. 역대 PK선거 사례도 이런 생존 방식을 강화한 측면이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보수 싱크탱크’로 각광받던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8대 수영구 총선에서 유재중 의원에 밀려 재선에 실패했다. 당내 소신파로 전국적 인기를 누렸던 민주당 김해영 의원 역시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했다. 하지만 ‘이준석 현상’의 등장은 ‘골목 정치’의 약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석 대표는 두 차례나 낙선했지만 오랜 미디어 노출과 SNS 활동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키웠다. 그가 쟁쟁한 중진 정치인을 누르고 당 대표를 거머쥔 요인이다. 대중적 트렌드를 읽어내 이슈를 선점하고, 미디어를 활용해 인지도를 키우는 것이 더 큰 정치를 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박형준 시장이 지난 4·7 재보선에서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하며 결국 시장에 당선된 것도 오랜 기간 미디어 노출로 전국적 인지도를 키운 요인이 컸다. 하태경 의원이 대선에 출마한 것도 다양한 이슈 파이팅과 미디어 활용을 통한 인지도에 대한 자신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당직 인선에도 능력주의를 강제한다. 토론배틀을 통해 대변인과 부대변인을 선출하는 등 경쟁 방식이 도입된다. 이 대표가 공언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도 내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된다. 이제 시·구의원 구청장들도 주민과의 스킨십만으로는 안 되는 시대가 됐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15일 “유권자 눈높이, 평가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이준석식 비대면 선거운동, 주제실천형 정치 등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