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유엔서 반전카드 전망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선도국가 도약’ ‘한반도 모델 구축’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대북·대일 관계에 있어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 임기 말 마지막 광복절 경축사인 만큼 안정적 국면 관리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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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을 향해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며 협력을 기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직후인 2019년 광복절에는 일본을 향해 “이웃 나라에 불행을 줬던 과거를 성찰해야 한다”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강제징용 판결을 거론하며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진다”며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올해는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양국은 분업과 협력으로 경제성장을 함께 이뤘다.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가야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로잡아야 할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기준에 맞는 행동과 실천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국제기준에 맞는 일본 측의 조치를 우회적으로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에서도 구체적인 정책 제안 대신 ‘한반도 평화 모델’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평화가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의 번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재확인했다.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나와 한반도 모델 실현에 동참하라는 우회적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연설문에는 평소 강조해온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에 대한 언급도, 남북 철도연결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 구체적인 남북 협력사업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지 2주 만에 다시 가동 중단되고,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새 제안을 내놓을 경우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남북 정상회담 등 ‘깜짝카드’를 통한 상황 반전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면 다음 달 예정된 유엔총회 등을 계기로 반전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