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역사적 정부로 남도록 최선”
- 차별성 부각하지 않고 계승 강조
- 지난 대선 경선때 공격 사과하자
- 文 “1위 되니 심정 알겠죠” 화답
- 靑 “野 후보도 면담 요청시 검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후보 선출 16일 만에 회동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임을 강조하며 주파수를 맞췄고, 4년 전 당내 경선에서 문 대통령을 모질게 몰아붙인 일을 사과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뤄진 문 대통령과의 차담회에서 “저도 경기지사로 문재인 정부의 일원 아닌가”며 재차 ‘원팀’임을 상기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민주당 핵심 가치인 민생 개혁 평화를 잘 수행해주셨다”며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역사적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 차별성을 부각하기보다는 계승을 강조한 셈이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전례에 없을 만큼 높아 놀랍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다행입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경기회복 청사진 등을 담은 문 대통령의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 공감했다면서 문 대통령과 자신이 모두 존경하는 인물이 대공황을 극복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지난 대선 경선 때 제가 모질게 했던 것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며 웃으며 화답했다. 4년 전 경선에서 이 후보 측은 TV토론 등에서 ‘1위 때리기’ 전략으로 문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운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저와 경쟁했고, 이후에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해냈고,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왔다”며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는데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돼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아우르고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난 것은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동에서 이 후보는 대권을 향한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다음 정부가 져야 할 기후위기의 짐이 클 것 같다”고 하자 이 후보가 농담조로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 앞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무슨 핑계를 대도 잘못된 만남”이라며 “명백한 선거 개입 행위”라고 비판했고, 김기현 원내대표도 라디오에 나와 “(만남 자체가)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과 야권 대선 후보 간 면담 가능성에 대해 “요청이 있으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를 만나거나 정치인을 만나는 행위 자체를 선거법이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